현대 사회에 반드시 필요한 전자기기로 자리잡은 스마트폰, 단순한 이동전화의 기능과 용도를 넘어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과 긴밀하게 연결되며 편의성을 확장하고 개인의 어시스턴트 역할까지 수행하는데 20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현재 자동차 산업 또한 이러한 기술의 발전과 변화의 흐름을 따라가고 있다.
SDV(Software-defined Vehicle)로의 전환과 배터리 전기차(Battery Electric Vehicle)의 확산을 고려해볼 때, 향후 유망한 영역은 어디이고, 현실적으로 실행가능한 액션은 무엇일까? 부품사들의 새로운 기회 영역과 미래를 위한 준비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살펴보자.
새로운 성장 모멘텀
내연기관차는 약 3만개의 부품을 필요로 하지만 전기차에는 1만9천개 정도로 줄어든다. 내연기관차의 부품 중 약 20%에 해당하는 7천개의 엔진 부품이 전기차로의 전환으로 인해 전기 모터로 대체되고, 엔진과 연계된 연료 시스템, 배기 시스템 등의 부품들이 모두 사라진다. 글로벌 전통 부품사들은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여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신규 영역에 집중하고 있다. 이보다 규모가 작은 부품사들은 역량, 기술, 투자 재원의 한계성을 고려하여 생존 전략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1. 신규 부품의 발전과 표준화 과정에서의 기회
전기차 핵심부품은 배터리, 모터, 감속기, 인버터와 같은 전동화 부품이다.
전기차의 배터리시스템은 원가의 35~45% 비중을 차지한다. 배터리 시스템을 구성하는 부품 중 글로벌 선진사들이 선점한 배터리 셀 외에도 경량화와 에너지 고밀도 실현을 위해 기여하는 영역은 배터리 팩이다. 배터리팩의 설계는 열 폭주, 진동, 충격에 대한 강건성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 특히 단위 셀의 열 폭주 발생 시 다른 셀로 전이되는 현상을 최대한 방지하고, 전이 시간을 최대한 지연시키기 위해서 난연, 내열 소재 기술, 고효율 냉각 기술, 강건한 패키지 설계 기술 개발이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배터리 셀의 상태를 정밀하게 예측 가능한 모니터링 알고리즘의 확보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관련 기술의 발전에 완성차 OEM들이 주목하고 있다.
또 다른 유망한 영역으로는 연비 향상, 절전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통합 열관리 시스템(Thermal Management System)이다. 통합 열관리 시스템에서 가장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는 부품은 Heat Pump로 효율을 증대하기 위해 외부로 나가는 폐열을 효과적으로 회수하는 것이 중요하다. 외부 공기, PE(Power Electronics), 배터리 같은 작동 조건에 따라 가장 효과적으로 폐열을 회수하는 경제성 있는 모듈 구조가 필요하며, 아직 부품 표준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관련 부품과 시스템 통합자로써 최적의 설계를 만들어 내는 것으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만들 수 있다.
2. 부품 통합 및 시스템화의 기회
전기차 시대를 맞이하며 완성차 OEM들은 Zonal(영역형) 아키텍처를 도입하고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주행거리 증가와 연비 효율 향상을 위한 방법으로 경량화를 위한 신소재 개발, 부품의 통합이 중요하다.
전기차의 구동을 담당하는 모터의 경우도 최근 구동 모터, 감속기, 인버터를 일체형의 구동 시스템으로 진화하였으며, 많은 부품사들이 일체화에 따른 냉각, 기구 강성 설계, 그리고 품질관리 역량을 기반으로 시스템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
또한, 부품사들은 전력 변환 시스템(Power Electronics) 내 탑재형 완속 충전기(On Board Charger)와 DC-DC 컨버터를 일체형으로 구현하는 시도도 지속하고 있다. 기존에는 차량 외부 교류 전원에서 배터리 직류 전원으로의 단방향 변환이 주된 요구사항이었으나, 최근에는 고전압 배터리에 저장된 직류 전원을 차량 외부의 부하에 공급하거나 전력 계통망에 공급하는 기능이 요구되기 때문에 탑재형 완속 충전기와 전력변환 기술 적용이 매우 중요한 상황이고 두 부품의 일체화도 기대되는 영역이다. 시장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효과적인 전력회로 구성, 고속 스위칭을 위한 Wide Band Gap 파워 소자, 플래너 타입 변압기 등 전력전자/소자/소재 기술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기존 부품사들은 기존 사업의 전환과 미래 전기차 및 수소차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자금, 인력, 원천 기술 등의 확보 뿐만 아니라 이러한 자동차 산업의 변화를 사업 기회로 보고 들어오는 신규 부품사를 견제하기 위해 지금부터 내실을 다지고,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미래를 위한 준비(Call for Action)
모빌리티 산업은 BEV(Battery Electric Vehicle)의 확산과 더불어 소프트웨어 중심 산업으로 재편되고 있고, 2030년 OEM 매출 중 Software가 30%에 달할 정도로 급진적으로 변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애 대응하기 위해 거의 모든 부품사들의 포트폴리오 무게중심은 전자제어와 소프트웨어로 이동중이며, 기술적, 인적, 그리고 조직적 Action을 과감하게 취하고 있다.
첫번째 준비는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역량, 향후에 목표로 하는 역량을 구체화하고 Fit-Gap을 살펴, 채용/육성뿐 아니라 오픈 이노베이션 형 협업이나 Footprint 거점 변경까지도 고려하며 역량 확보 로드맵을 수립하고 실행해야 한다.
둘째는 성장 모멘텀 있는 미래형 제품/서비스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해야 한다. 기존 기계식 부품의 전자적 인지/제어화, 소프트웨어/하드웨어 이원화를 염두에 둔 엔지니어링, 소프트웨어 고도화를 통한 기능 선도가 필요하며, BEV 부품 사업의 비중을 늘리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셋째, OEM 파트너십 외에 기술 파트너십 등 다각적 생태계에 참여하거나 구성을 선도해야 한다. OEM과 중장기 로드맵을 공유하고 R&D부터 긴 여정을 함께 할 수 있도록, 공급관계가 아닌 진정한 파트너십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NVIDIA나 퀄컴 등의 사례에서 보듯 새로운 기술 Architecture를 창출하고 선도하는 부품 파트너십에 적극 참여하거나 이를 구성하는 리더십을 가져가야 한다.
넷째, 탄소중립 및 안전 등 자사의 Sustainability 수준에 대한 자가 진단 및 로드맵을 마련하고 과제를 실행해야 한다. ESG, Sustainability는 글로벌 OEM들과의 사업이나 글로벌 파트너십을 전개하는 데 있어 필수적인 요소로써 종합적 관점에서 수준을 진단하고 목표와 과제 측면에서 로드맵을 만들어 실행해 나가야 한다.
다섯째, 지속 개발 사이클을 내재화 할 수 있는 사업 운영모델의 변화가 필요하다. 하드웨어 중심의 회사 운영을 소프트웨어 회사의 방향으로 변화하여 업무의 디지털화, 조직 운영모델 및 단위와 회사 R&D 인프라에 대한 재검토, 일하는 방식의 혁신이 필요하다.
여섯째, 미래 물동이나 소프트웨어 서비스 시나리오 전개에 입각한 사업 네트워크 및 프로세스 개선이 필요하다. 이제는 글로벌 단일 Hub & Spoke 모델에서 국가와 권역별로 구성된 공급망의 유기적 연결, 공급망의 Modulization이라고 볼 수 있으며, 민첩성과 소프트웨어식 기업 운영을 위한 end-to-end 운영의 디지털화, 최종 고객과 서비스 중심의 네트워크로 재편해야 한다.
일곱째, 투하자본효율 개선을 위한 조직 운영모델과 KPI 체계 고도화를 고려해야 한다. 애자일화되고 사업의 무게중심이 옮겨지고 세부 사업들의 지향점이 바뀐 지금에는 운영모델이 적합한 지, 조직의 구성단위는 적절한 지, 각 조직들은 Value Driver Tree, 가치창출 동인 트리 관점에서 적절한 KPI를 지향하고 있는 지 정비해야 한다.
여덟째, 원가경쟁력 및 민첩/유연성을 위한 차세대 수준의 공장 생산성을 확보해야 한다. 신차 출시 가속화, SDV화에 부품들의 재원 다양화, 총 생산량 한계와 모델 다변화에 따른 각 모델 및 부품별 양산량 축소, 빠른 차량 아키텍처 변화에 따른 부품 변화 가속화는 전통적 규모의 경제를 창출하기 어려울 것이므로, 수익성 개선과 향후 복잡성 있는 비즈니스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성을 재검토하고 개선하는 프로그램 실행이 필요하다.
마지막 아홉 번째는 세부 사업별 경쟁력 진단 및 효율화를 통한 투자여력을 확보해야 한다. 당장 규모가 있어 보이는 시장에 단순히 체류해서는 안 되고 구체적인 시장성과 경쟁력 관점에서 개별 사업 포트폴리오를 진단하고 포트폴리오 운영방향을 정리해 향후 다른 곳에 필요한 투자여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경기침체 우려, 반도체/원자재/에너지 부족, 인력 부족, 공급망 리스크, 그리고 금리와 같은 거시 동인들은 자동차 및 모빌리티 산업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더불어 SDV나 전기차에 대응하기 위한 신사업은 과거 사업과 인력, 역량, 체질, 체계 그리고 관리의 리듬과 포인트까지 다른 점이 많다. 이러한 신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다양한 기업들이 분사, 합작사(JV), 그리고 기업 인수합병(M&A)과 같은 Bold Play를 하는 기업들도 상당히 많아지고 있다. 같이 묶어 놓았을 때 시너지 효과가 최적인 단위로, 묶음의 단위가 적절한 지 고민하고 새로운 묶음이 필요하다면, 비유기적 행동도 과감하게 시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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