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arney Insight

CES 2024로 살펴보는 산업별 비즈니스 변화

2024.02.02

 

매년 1월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되는 CES(Consumer Electronics Show)는 세계 3대 IT 행사 중 하나로, 다양한 산업의 주요 기업들이 최신 제품과 기술을 소개하고, 미래 비전과 방향성을 제시하는 장이다.
지난 1월 9일~12일에 개최된 CES 2024는 ‘All Together, All On’ 슬로건 아래 4개의 키워드(AI, 지속가능성, 모두를 위한 인간안보, 모빌리티)를 선정했다. 특히 전 산업 분야로의 AI 기술이 확산되면서 AI와 소프트웨어 중심의 사업 기회 발굴, 생태계 구축, 비즈니스 모델 구체화 등이 예상된다. 주요 산업별로 국내외 기업의 핵심적인 전시 내용을 리뷰하고, 산업별 인사이트와 AI 기술의 접목 방향성을 살펴본다.

 


1. 모빌리티(Mobility)


‘SDV’로 인한 산업 구조 재편 예상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SDV(Software Defined Vehicle)가 화두다. SDV란, 전통적인 자동차 산업에서 중요하게 여겨지던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의 역할을 강조하는 의미로 주로 쓰이며, 자동차 산업의 디지털 변환을 상징하는 개념이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로 구분되던 기존 산업 구조와 달리, SDV 시대에는 하드웨어, 전기/전자 제어 아키텍쳐, 운영체제(OS),애플리케이션 등 구조로 나뉜다. 따라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디커플링되는 변화 속에서 타 산업군은 자동차 산업으로의 진입 기회를 발굴할 수 있고, 자동차 제조사에게도 새로운 기회이자 위기가 될 수 있다.


  퀄컴(Qualcomm) : ‘디지털 섀시’로서 SDV용 파운데이션 칩 공개  

섀시(Chassis)는 자동차 뼈대(Backbone)로, 엔진을 비롯해 냉각, 배기 등 자동차를 구동하기 위한 영역을 뜻한다. 반도체 기업, 퀄컴은 차량용 플랫폼 ‘스냅드래곤(Snapdragon)’을 SDV의 디지털 섀시로 포지셔닝했고, Auto-Connectivity(무선 연결), Cockpit(콘텐츠), Ride(자율주행) 등 소프트웨어 요소가 자동차 산업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음을 선보였다. 또한, 스냅드래곤이 적용된 BMW 차량을 전시했으며, 인텔이 인수한 모빌아이(Mobileye), 삼성 엑시노스와 경쟁구도를 보인다.


  스미토모(Sumitomo) : SDV 전환을 신속히 인지하여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 시도  

스미토모는 전통적인 타이어 제조사임에도 불구하고, 소프트웨어를 메인으로 CES에 참가했다. 센서 없는 센싱 기술, ‘Sensing Core’를 공개했는데, 이 기술은 타이어 자체를 센서로 사용하고 데이터 및 AI 기반으로 도로 상황을 추론하여 솔루션을 제공한다. 자사 타이어 뿐 아니라 모든 타이어에도 사용할 수 있다는 애플리케이션의 개방성을 강조했다. 스미토모의 경쟁사, 굿이어(Goodyear)는 독일 부품사 ZF와 협력해 스미토모와 유사한 솔루션인 ‘Sightline’을 출시했다.

 

  메르세데스 벤츠(Mercedes-Benz) : OS 장악하려는 시도와 함께 파트너십 강조  

벤츠는 스스로를 ‘차량 OS 빌더’라고 선언하면서, MBOS를 공개했다. 특히 파트너십을 통한 OS 개방성과 연동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향후 AI를 활용해 고객과의 1:1 관계를 바탕으로 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다.
또한 MBOS에서 작동하는 음성인식 비서인 ‘AI 어시스턴트’를 공개했다. 이것은 운전자의 행동 데이터를 학습하여 운전자에게 맞춤 솔루션을 제공하는데, 벤츠를 오래 탈수록 해당 기능이 더 좋아진다고 강조했다. 단, 개별 자동차에서만 데이터를 학습하고, 운전자끼리 공유하지 않도록 하여 보안 이슈에 대응했다.

 

  아마존(Amazon) : 스며드는 AI를 지향하고, AWS 강점 기반으로 산업 영향력 확대  

앰비언트 AI(스며드는 AI)를 지향하는 아마존은 생성형 AI 기반 차량용 음성비서 ‘알렉사(Alexa)’를 공개했다. 사용자는 자동차와 대화하면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특히 알렉사는 가전과 연동되는 강점이 있어 활용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가령, 집에 도착할 때쯤 AI가 알아서 차고문을 열어주는 식이다. 또한 아마존은 BMW와 협업하는 등 파트너십을 확장하고자 자동차 제조사를 위한 커스텀 기능을 강조하고 있다.

 

아마존은 클라우드 서비스인 ‘AWS Automotive 솔루션’을 통해 SDV 시장에 영향력을 강화할 전망이다. 이 솔루션을 통해 복잡한 차량용 소프트웨어 아키텍처를 관리할 수 있고, 소프트웨어 개발 시 보안도 유지할 수 있다. 또한 차량 개발, 소프트웨어 개발과 같은 제조 영역부터 검색, 구입, 유지관리 등 고객 경험 영역까지 모든 밸류체인에 아마존 솔루션을 활용할 수 있다.


  기아(KIA) : 하드웨어 강점 기반 아래, 새로운 사업 모델 제시  

기아는 PBV 중심 사업으로 비즈니스 모델 변경을 선언했다. 원래 PBV는 Purpose Built Vehicle의 약자로, 특정 용도나 기능에 맞춰 맞춤 대응이 가능한 자동차를 뜻하는데, 기아는 이를 ‘Platform Beyond Vehicle’로 재해석했다.


기아의 PBV는 소비자 니즈를 충족하는 공간을 재정의하는 플랫폼으로, 사용 목적에 따라 실내공간이 유연하게 바뀐다. 또한 다양한 바디로 교체도 가능하며(Easy swap), 해당 바디에 맞는 소프트웨어가 작동하면서 사용성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다. 향후 소프트웨어 기반 미래 모빌리티 기업으로 변모하여, 경험적 가치 제공을 목표로 한다.

 
※ 참고 : UAM(Urban Air Mobility), 현실로 다가온 하늘을 나는 자동차

  Supernal  
현대차의 북미지역 자 회사로, 5인승 eVTOL(Electric Vertical Take-Off & Landing)의 파일럿 모델을 공개했다. 일반 도로주행보다 자율주행을 달성하기 쉬운 편이며,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건설, 항공, 관제 등 다양한 주체와 협업이 필요하다.
슈퍼널은 다른 경쟁사와 달리 eVTOL 본체, 버티보트(vertiport) 구상 및 정비 프로세스, 개략적인 사용자 UX까지 현실감 있는 경험을 제공했다. 가령, 로봇개 ‘스팟’은 로보틱스와 AI 기반으로 Evtol을 철저하고 신속하게 정비한다.
다만, 해결해야 할 기술 및 정책적 이슈가 존재하는데, 300~600m 고도 비행을 위한 안정화 기능, 소음 저감 이슈, 국가별 규제 및 인증 절차 문제 등이 남아 있다.

 

  AeroHT  
샤오펑 모터스의 자회사인 ‘에어로HT’의 플라잉 카(flying car)는 땅 위에서 자동차처럼 달리다가 프로펠러를 펼치면 비행도 할 수 있는, 다소 급진적인 형태를 띈다. 2024년 말에 출시할 것을 목표로 하며, 슈퍼널처럼 종합적인 모습보다는 하드웨어 위주로 강조되어 비즈니스 관점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

 


2. 에너지(Energy)


스펙이 아닌, 고객 관점의 ‘솔루션’으로 접근
에너지 산업에서는 고속 충전의 가능 여부, 충전 용량과 같은 단순 품질(Spec) 경쟁에 머무르는 것이 아닌, 고객경험을 중심(CX Centric)으로 한 솔루션을 강조하고 있다.

 

  와이트리시티(Witricity) : 자율주행 시대, 차량의 자가 충전 및 V2G 솔루션 제시 

엔지니어링 기업, ‘와이트리시티’가 공개한 차량용 무선 충전 솔루션은 미래의 자율주행차 시대에 굉장히 유의미한 솔루션이 될 수 있다. 사람이 자는 동안 배터리 전기차(EV)가 충전 패드로부터 전력을 공급받고 돌아오는 ‘자가 충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차량과 충전기 간 쌍방 충전이 가능한 AI 기반의 솔루션(V2G, Vehicle to Grid)이기 때문에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무선 전력 전송 관련 원천 기술을 보유한 와이트리시티는 도요타, TDK 등 기업과 기술 라이선스 파트너십을 맺었다.

 

  ABB : 충전 상황에 따른 CX Centric 솔루션 제시  

전기차 충전 솔루션 분야의 글로벌 선도 기업인 ABB는 가정용 충전, 고전력 충전, 상업용 충전 등 광범위한 EV 충전 솔루션 포트폴리오를 제시했다. 오래 충전할 수 있는 상황에서 비용 효율적으로 충전하는 베이직(Basic), 커피 한잔 마시는 동안 신속히 충전하는 온더고(On the Go), 다른 일을 하는 동안 편하게 충전하는 데스티네이션(Destination) 등 충전 상황별 추구하는 가치에 맞춰 ‘고객경험 솔루션화’에 집중하고 있다.

 

  캐터필러(Caterpillar) : 중장비 운영환경 E2E 대응이 가능한 에너지 솔루션 제시  

미국 중장비 제조사, 캐터필러는 CES 2023 테마로 내세웠던 전동화(Electrification)을 넘어서 현장의 E2E(End to End) 에너지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청사진을 공개했다. 고객이 현장에서 전력수급, 배터리 품질 및 에너지 관리까지 장비를 완벽히 사용할 수 있도록 종합 솔루션을 제공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힘
강력한 통합 솔루션으로 고객이 지속 가능성과 비즈니스 목표를 달성하도록 돕는다

 


► CES에서 공개한 E2E 에너지 솔루션

 

 

3. 가전(Home Appliance)


파트너십과 플랫폼 기반의 ‘연결성’이 핵심

가전 분야에서는 파트너십 및 플랫폼 기반으로 기계를 모두 연결하고 데이터를 축적하는 ‘연결성(Connectivity)’이 스마트홈 서비스 품질의 핵심이다. 또한 AI가 얼마나 추론을 잘하는지도 서비스 품질을 좌우하는데, 이때 사용자가 거부감을 느끼지 않을 수준으로 개인화 방식을 취할 필요가 있다.


  LG전자 : 가전끼리 연결된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공개  

LG전자는 씽큐(ThinQ) 기반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공개했다. 다양한 센서로 사용자의 말, 행동, 감정을 감지하고, 데이터화하여 생성형 AI로 솔루션을 선제안한다. 예를 들어, AI가 날씨, 사용자 컨디션, 일정 등을 실시간으로 고려해 집안 환경을 최적화하는 시나리오를 상상해볼 수 있다. 또한 실제 사용자와 능동적 상호작용을 하는 매개인 스마트홈 AI 에이전트도 공개했다.

 

  삼성전자 : 소프트웨어 확장을 위해 타 제조사와 적극적 제휴  

삼성은 통합 연결 서비스인 스마트싱스(Smart Things)에 전시 공간을 크게 할애하며, AI를 갖춘 다양한 가전을 공개했다. 또한 가전 간 연결성을 강조했다. 예를 들어 조리 중에 전자레인지로 전화를 받거나, 냉장고가 자동으로 식재료를 관리하는 시나리오를 그려볼 수 있다.
또한 삼성은 수많은 파트너사와 스마트홈 생태계를 구축했는데, 가령 테슬라와의 협업을 바탕으로 스마트싱스 앱에서 전력량 모니터링, 테슬라 기기 제어가 가능하다. 앞으로도 가전 업계에서는 경쟁사와 협력하는 구도가 더 활발히 펼쳐질 전망이다. 마지막으로, 삼성은 ‘나보다 내 집을 더 잘 아는‘ 스마트홈 관리로봇, AI 컴패니언 볼리를 공개했다.

 

 

4. 로보틱스/건설테크(Robotics/Construction Tech.)

 

단순 기계가 아닌 ‘소프트웨어 중심’ 으로 변화

로보틱스 및 건설테크 분야에서는 사람과 기계의 협력을 가능하게 하는 AI의 활약이 돋보였다. 협동로봇을 의미하는 코봇(Cobot, Collaboration+Robot)이 사람을 어떻게 실질적으로 도와주는지에 초점을 맞춰 전시되었으며, ‘정적 도구’에서 ‘유연한 파트너‘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두산 : 애플, 안드로이드와 유사한 ‘플랫폼’ 포지션 전략  
두산은 협동로봇을 쉽게 만들 수 있는 플랫폼, 다트-수트(Dart-Suite)를 공개했다. 비숙련자도 손쉽게 유연한 협동로봇을 만들 수 있어 로봇 공학 시대에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 이 플랫폼은 앱 개발 환경인 다트 IDE, 다트 앱스토어, 앱설치 및 구동을 담당하는 다트 플랫폼, 사용자 포럼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두산은 타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AI 협동로봇을 개발하고 있는데, ‘오스카 더 소터(OSCAR THE SORTER)’가 그 중 하나다. ‘오스카 더 소터’는 일본 전자 기업 TDK의 AI 모델을 활용해서 분리수거를 수행한다. 이때 비전 인식이 아니라, 그리퍼에서 압력이나 전력을 감지해서 재질을 구분하고, 부서진 품목도 인식해서 알아서 분류한다. 소프트웨어가 점점 중요해짐에 따라 일반 하드웨어 기업도 애플이나 안드로이드처럼 플랫폼화 전략을 취할 것으로 예측된다.


  HD현대 : AI 데이터 기반 스마트 건설현장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  

HD현대는 건설 장비를 생산하고 판매하는 것을 넘어서, 스마트 건설현장 솔루션 기업으로의 비전을 그리고 있다. HD현대가 선보인 솔루션은 실내에서 작업자가 현장에 있는 기계를 원격 조종하여, 위험한 현장과 작업자를 완벽 분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장에서도 드론 등으로 수집된 정보 바탕으로 AI가 최적화된 솔루션을 작업자에게 제공한다.


  존디어(John Deere) : 사람과 기계의 협업을 위한 농업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  

존디어는 19세기 설립된 전통적인 트랙터 제조사지만, 디지털 시대에 빠르게 대응하면서 DT의 교과서로도 불리우는 기업이다. 작년 CES에서 자율주행 트랙터를 선보였고, 올해엔 오퍼레이션 센터(Operations Center)와 온디바이스 AI 기반으로 개선된 씨&스프레이(See&Spray)를 공개했다. 또한 존디어는 제조 회사에서 농업 플랫폼 회사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오퍼레이션 센터를 기반으로 구독형 서비스를 기획하고, 기계는 무상 임대 후 구독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검토 중이다.

 

 

 

5. 뷰티/헬스(Beauty/Health)

 

‘초개인화’를 위한 데이터 수집 및 모델 구축이 핵심

뷰티/헬스 산업의 핵심은 초개인화다. 엄청난 데이터 세트를 축적해야 하고, 텍스트 뿐 아니라 사진, 음성 등 복합적인 소스를 해석하는 멀티모달 AI와 전문화된 답변을 하는 sLLM(small Large Language Model)이 필요하다.


  로레알(Loreal) : 뷰티 산업 최초로 CES 기조 연설에 참여하며 테크 기업으로 도약  

 

 

 

6. 메타버스(Metaverse)

 

B2C가 아닌, ‘B2B’에서 찾은 메타버스의 가능성

그동안 메타버스 기술과 실질적인 활용성에 대해서 회의적인 시각이 많은 편이었다. 하지만 이번 CES 2024를 통해 B2B 산업 현장에서 메타버스 활용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멘스(Siemens) : 가상과 현실을 의미있게 연결하는 메타버스 사용성 제시  


 

 

Wrap-up CES 2024 키워드에 따른 주요 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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