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완벽하게 이해하기 가장 어려운 두 가지는 인간의 마음과 정신이다. 수많은 경제학자, 마케터, 비즈니스 리더들이 소비자의 행동을 객관적으로 설명하고 분석하기 위해, 복잡하고 미묘한 정신적 과정을 지나치게 단순화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객관성과 정확성 사이의 균형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커니 소비자 연구소(KCI)는 소비자의 정서를 이해하여 소비자의 의사결정에 대해 더 명확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새로운 모델을 개발했다. 바로, 객관적이고 정량적인 소비자 데이터와 소비자 개개인의 주관적이고 정성적인 심리를 결합한 ‘커니 소비자 스트레스 지수 (Kearney Consumer Stress Index)’이다.
1. 소비자 정서의 수수께끼
‘소비자를 보는 경제적 관점’에서 ‘소비자가 가진 경제적 관점’으로
일반적으로 소비자는 ‘예측할 수 없는 존재’로 규정하는 것이 매우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져왔다.. 그러나 동시에 소비자가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다면, 지금까지 해왔던 것 보다 소비자의 정서와 행동을 더 잘 이해할 필요가 있다.
커니 소비자 연구소(KCI)는 소비자에 대한 우리의 접근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소비자를 예측할 수 없는 원인은 소비자가 아니라, 오늘날 대부분의 분석가들이 소비자의 감정과 정신적 부담감은 놓친 채 객관적 데이터에만 집중하여 조사하고 평가하기 때문이다. 즉, 경제적 관점에서 소비자를 분석할 뿐, 진짜 소비자들이 경제를 보는 관점은 보지 못하고 있다.
그들을 이해하는 새로운 모델인 ‘커니 소비자 스트레스 지수’는 소비자를 공통적이면서도 개별적인 특성을 갖춘 인간, 즉 주체성을 가진 존재로 바라보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다. 이 지수는 소비자의 행동과 감정에 중점을 두고, 거시 경제 데이터와 소비자 의견을 신중하게 조합하여 그들의 심리를 이해하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2. 솔루션의 진화
인간에 대해 이야기하려면, 인 간과 대화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커니 소비자 스트레스 지수는 2024년 기준 12개국 24,000명의 응답자를 대상으로 소비자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5가지 요인인 소비자 재정, 건강 및 교육, 지정학 및 정부, 식품 및 환경, 혁신 및 기술을 기반으로 스트레스 수준을 평가했다.
이 지수는 다섯 가지 요인을 개별적으로 보는 대신, 데이터와 글로벌 거시 경제 동향 요소 간 상호 관계를 추적해 소비자의 심리가 구매 행동에 미치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즉 ‘그래서(so)‘ 뒤의 ‘그래서 무엇(so what)’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
모든 숫자는 이야기를 전 한다
(그림 1)을 통해 알 수 있는 미국의 소비자 재정 요인 거시 경제 지표는 4년 간 거의 비슷했다. 그 대신 전형적인 ‘기브 앤 테이크’가 나타났다. 2020년과 2021년에 스트레스를 상승시켰던 팬데믹으로 인한 실업률 급등은 저축 증가로 어느 정도 상쇄되었고, 그 이후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생활비 증가가 새로운 스트레스 유발 요인이 되었다.
카테고리를 확장하면, 객관적인 데이터 지표만으로는 보이지 않는 소비자 행동과 불안의 동인을 찾을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식료품 물가 상승은 스트레스를 주지만, 저렴한 가격대의 브랜드로 대체하거나, 할인 마트 혹은 온라인 사이트를 이용하거나, 외식을 줄이거나 식단을 바꾸는 등 선택의 폭을 넓혀 스트레스를 상쇄하고 있었다.
또한 커니 소비자 연구소(KCI)는 가장 민감하고 중요한 소비자 문제를 다루고자 했다. 지정학 및 정부 요인은 모든 국가에서 만장일치로 가장 높은 스트레스 요인으로 꼽혔다. 소비자에게 이에 대한 영향력이나 통제력이 거의 없다고 느끼는 것이 그 이유이다. 이 요인은 소비자의 구매 행동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지는 않지만, 정신적으로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행동으로 이어진다.
▶ (그림 1) 미국 소비자 재정 요인을 보면 ‘기브 앤 테이크(give and take)’가 드러난다.
소비자 스트레스는 재정 요인이 전부가 아니다
소비자를 바라보는 렌즈의 조리개를 넓히면 중요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고, 수많은 ‘아하!’의 순간을 맞을 수 있다. 소비자의 스트레스 요인은 재정 요인을 넘어 개인 경제 및 기타 요인의 균형에 의해 존재하고 정의된다. 글로벌 소비자들에게 스트레스의 가장 큰 원인 한 가지를 물었을 때 가장 일반적인 답변은 ‘재정(지갑)’이었다. 하지만 응답자의 70%는 ‘재정 요인’을 주요 스트레스로 꼽지 않았다(그림 2).
▶ (그림 2) 가장 일반적인 스트레스 요인으로 소비자 재정 요인을 꼽았으나, 만장일치와는 거리가 멀었다
진실 그 아래의 진실: 소비자에 대한 더 완벽한 그림 그리기
스트레스 유발 요인에 대한 소비자 대응, 즉 유연성을 측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여러 국가에서 소비자의 선택권과 유연성에 따라 소비자 재정 요인의 총 점수가 완화되는 경우가 많았다.
소비자 대응은 소비자가 스스로에게 선택권이 있다고 느끼는 정도, 즉 특정 원인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스스로 완화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정도를 나타낸다. 거시 경제 지표와 민감도가 높아도, 소비자들이 재정 요인 안에서 유연성과 선택권을 가지고 있으면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었다.
▶ (그림 3) 많은 국가에서 소비자 재정에 유연성이 있다고 느낀다
▶ (그림 4) 프랑스 소비자의 스트레스는 지정학 및 정부에 대한 우려에서 기인한다
거시적인 흐름과 촉발 사건으 로 소비자 행동 다차원적
소비자 스트레스 지수는 거시적인 흐름과 촉발 사건을 배경으로 한 소비자 행동의 다차원적 모습을 보여준다. 이 지수는 직간접적으로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경제적 및 비경제적 요인에 대한 민감도를 추적하도록 설계되었다. (그림 4)는 2023년 프랑스 소비자의 스트레스 지수와 거시 점수, 유연성 점수, 민감성 점수 간의 관계를 보여준다.
요인 별로 분석하면, 소비자의 전체 이야기와 정서에 대해 더 자세히 이해할 수 있다. 프랑스 소비자는 정치 요인, 특히 정치 양극화 및 글로벌 갈등에 대한 스트레스가 높았다. 이 문제는 가장 큰 관심사이지만, 동시에 대부분의 소비자가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지정학과 소비자의 역할은 브랜드 불매 운동에서부터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폭등까지 간접적으로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소비자 커뮤니티와 그들의 미디어 장악은 지정학 및 정부 요인 뿐 아니라 다른 모든 요인에까지 실제로 영향을 미친다.
혁신과 기술 요인이 가장 스트레스가 적은 분야로 꼽혔지만, 응답자들은 데이터 프라이버시에 대해 우려하는 면이 있었다. 그러므로 장기적으로 혁신 및 기술 요인이 미치는 스트레스에 대해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모든 소비자의 불안은 똑같지 않다
일반화된 스트레스와 불안, 그리고 개인적인 스트레스 유발 요인은 차이가 있다. 일반화된 스트레스는 정치적 불안정, 글로벌 분쟁과 같이 사회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집단에 공통의 불안감을 유발한다. 반면 개인적인 스트레스는 재정, 의료 또는 교육과 같이 개개인의 일상에 특정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이 구분의 중요성은 개인이 통제할 수 있다고 느끼는 정도에 따라 스트레스 요인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나’인 개인 소비자가 나와는 ‘다른’ 집단 혹은 타인과 대면해야 하는 위협적인 상황에 처할 때 많은 스트레스가 발생한다. 예를 들어 이민이나 AI에 대한 걱정이 이에 해당한다.
다양한 스트레스 요인들이 상충하는 현실은 장기적으로 개인과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이 질문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아직까지는 소비자 영향력에 초점을 맞춘 형태로, 체계적인 질문은 이루어지지 못했다.
▶ (그림 5) 글로벌 문화 차이는 스트레스 점수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한 단계 더 깊게: 소득이 전부가 아니다
소비자 스트레스 지수의 의도는 거시적인 관점에서 소비자를 조사하는 것이지만, ‘평균’을 분석하는 것은 소비자들의 개성을 없애고 각 사례가 가진 경험의 범위를 흐리게 만든다. 소득과 같은 전통적인 인구통계학적 지표는 소비자 간의 차이를 구분하기 위해 널리 사용된다. 그러나, 이 지수의 전체 주제는 객관적인 데이터와 정성적인 소비자 응답 간 균형의 필요성이다.
커니 소비자 연구소(KCI)는 소득 수준과 응답자가 스스로 평가한 소비 기반 라이프스타일 이라는 두 가지 기준에 따라 설문조사 응답자를 4개 그룹으로 분류했다. 소득 기준은 국가 내 중위 소득을 기준으로 나누었으며, 라이프스타일은 응답자가 스스로 평가했을 때 ‘소득을 거의 다 생활비로 사용’ 혹은 ‘소득 이내에서 생활’로 정의하였다. 이러한 두 가지 분류를 통해 재정적 차원과 비재정적 차원의 교차점을 탐색함으로써 소비자 스트레스를 보다 총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그 결과, 많은 국가에서 비슷한 라이프스타일을 가진 응답자들은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유사한 응답을 하는 경우가 현저히 높다는 놀라운 추세가 나타났다 (그림 6). 이 흥미로운 발견은 소득이 소비자 스트레스의 주요 결정 요인이라는 기존의 가정을 무너트리고, 소비 생활 습관이 소비자의 스트레스를 형성에 더 중요한 역할을 함을 보여준다.
▶ (그림 6)소득보다 소비 라이프 스타일이 스트레스 반응의 더 강력한 결정 요인이다.
영향력과 미디어
하나의 요인으로 정리할 수 없는 중요한 스트레스 영향 요인이 있다. 우선, 가족과 친구와 같은 개인의 사적 네트워크는 개인의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이런 커뮤니티는 개인의 경험을 검증하고 확대하여 개인의 스트레스 반응 형성에 기여한다. 개인 네트워크 내의 가치관, 의견, 심지어 대처 메커니즘은 스트레스 요인을 악화하거나 완화할 수 있는 피드백 루프를 형성하여, 개인이 삶의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데 영향을 미친다.
미디어는 소비자 스트레스 지수의 다양한 범주를 아울러 대중적 정서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증폭기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미디어는 시장 동향과 금융 지표에 대한 뉴스를 전달해 경제에 대한 인식을 형성하여 의사 결정과 스트레스 수준에 영향을 미친다. 지정학과 정부 요인은 미디어 내러티브가 형성하는 정부 기관에 대한 신뢰에 영향을 크게 받는다. 소셜 미디어(SNS) 알고리즘은 때로 신념이나 태도를 강화하는 부작용인 에코 챔버 효과(Echo Chamber Effect)를 일으키기도 한다.
외부의 영향과 개인의 경험 사이의 상호작용을 고려하면 이 두 가지 힘의 시너지 효과는 분명해진다. 미디어는 외부 스트레스 요인을 대중의 의식 속에 주입하고, 개인의 사적 네트워크는 서로의 스트레스 요인을 확대하고 필터링하여 공유한다. 가장 중요한 힘인 미디어 영향력은 스트레스 지수의 모든 요인에 걸쳐 소비자의 삶에서 스트레스 요인이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알려준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과 비슷한 사고 방식과 생활 양식을 지닌 집단에 둘러싸여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피드백 루프와 에코 챔버의 영향을 받고 있다. 소비자 스트레스 지수는 미디어와 소비자 개인 네트워크의 영향 관계를 인식함으로써 외부 요인이 소비자의 정서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다 포괄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해 준다.
3. 소비 자 마음 읽기, 불가능하게 느껴지는 목표를 향해
이 보고서는 스트레스 지수에 대한 첫 번째 발행물이다. 이 보고서는 경제 발전, 주요 사건, 인간의 삶 속 느리지만 의미 있는 변화가 일어나면서 더욱 풍부해질 기준선을 제공하고자 한다. 또한 소비자들의 인식은 곧 현실이며, 그들의 스트레스 반응은 복잡하고 미묘하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간단히 말해, 이 지수의 목표는 브랜드가 소비자의 인식과 우려에 대해 현실과 노이즈를 잘 구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다. 즉, 특정 사건과 트렌드가 소비자의 스트레스, 태도, 행동에 미치는 영향력을 제대로 분석하고 파악하여, 제대로 된 인사이트를 생성하고자 함이다. 스트레스 지수 분석을 통해 기업은 기존 및 잠재 고객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고, 비즈니스 의사 결정을 위한 기존의 도구를 재평가하며, 기업 자신과 고객에게 더 좋은 질문을 던져, 소비자에 대해 다차원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기업은 소비자를 따라잡을 수 있는 방법을 필사적으로 찾아야 하며, 커니 소비자 스트레스 지수(Kearney Consumer Stress Index)는 이를 위한 긍정적인 한 걸음이 될 것이다.
‘지구 최후의 날’ 시나리오
전 세계 과학자와 정치인들이 전부 함께 3일 뒤에 지구가 멸망할 것이라고 발표하는 시나리오를 생각해보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72시간 안에 죽는다는 소식에 큰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다. 하지만 그 스트레스가 어떤 행동으로 이어질지, 사람들이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어떤 소비자들은 지난 날의 과오를 반성하며 72시간을 기도와 명상으로 보낼 것이다. 또 다른 사람들은 마지막까지 더 많은 나쁜 짓을 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인구의 대부분은 아마도 자연적인 죽음을 맞이할 때까지 그 사실을 부정하며 걸어 다닐지도 모른다. 마지막으로 극심한 기상 이변을 ‘이겨내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나 허세를 부리며 벙커로 피신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전세계인의 67%가 3일 뒤 지구 멸망에 대해 매우 혹은 약간 우려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는 있지만, 그것이 행동 측면에서 어떤 의미인지 예측하기는 어렵다. 퍼지 이론(Fuzzy logic)은 엘리베이터 성능을 최적화하는 데는 훌륭한 도구이지만, 소비자의 목소리를 알려주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