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arney Insight

글로벌 K-소비재는 향후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K-Culture의 핵심 서사 분석을 통한 K-소비재의 미래 전망

2025.10.24

 

1. Introduction

 

K-Culture Business계의 새로운 성과를 실현한 ‘케이팝 데몬 헌터스’
최근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엄청난 글로벌 흥행으로 K- Culture Business의 영향력을 또 한 번 증명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넷플릭스 최초로 누적 3억 뷰를 돌파했으며, 수록 OST도 글로벌 차트에서 높은 등수를 기록했다. 기존에도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오징어 게임’,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 K-Pop 그룹 BTS 등 K-콘텐츠가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사례는 이미 많다. 그러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흥행은 기존의 성과를 뛰어넘는, 한 단계 진화한 성과로 해석할 수 있다.


K-Pop Demon Hunters 개요 및 주요 성과 

 


단순히 K-Pop을 활용한 것이 아닌, ‘한국적 정체성’을 내재화해 글로벌 히트한 사례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내용을 보면, 단순히 한국을 배경으로 한 스토리가 아니라 전체적으로 한국 문화적인 요소들이 많이 들어있다. 김밥, 떡볶이 등 일상적인 한국 음식이 등장함은 물론, 남산 타워나 명동, 지하철 등 실제 한국의 도시 공간을 배경으로 하며, 도포, 갓과 같은 한국 전통 의상과 소품까지 사용되었다. 또한 한국의 전통적인 설화인 ‘도깨비’나 ‘귀신 사냥’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스토리에 담았다. 언어적으로도, 대사 및 OST 가사 속에 한국어 구절이 다수 쓰였다. 이처럼 한국 문화의 다양한 요소가 내재화되어 있는 콘텐츠가 글로벌 흥행했다는 점에서,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성과는 기존의 한류를 뛰어넘는 새로운 성공 사례로 볼 수 있다.


►  K-Pop Demon Hunters의 의미 – 한국적 콘텐츠 내재화

 


‘한국형 팬덤’의 상호 애정적 구조를 글로벌 시장에 널리 알린 사례
또한, 특히 주목할 부분은 애니메이션의 주제가 ‘한국형 팬덤‘ 현상을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기존의 서구형 팬덤은 소비자(팬)들이 아이돌을 일방적으로 좋아하는 구조를 띈다. 반면, 한국형 팬덤은 아이돌 또한 팬을 굉장히 아끼고 팬을 위해서 적극적으로 상호작용을 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설정을 보면, 주인공인 아이돌이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위기를 극복해내며, 팬들이 보내는 함성과 응원이 다시 아이돌의 정신적 에너지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한국형 팬덤 문화의 특징을 그대로 묘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본 포럼에서는 K-Culture Business의 글로벌 흥행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사례를 시작으로, K-소비재와 K-Culture Business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전망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 K-Pop Demon Hunters의 의미 – 한국형 팬덤의 상호 애정 모델 구현

 

 

2. Culture Business의 정의

 

Culture Business란?
Culture Business는 ‘라이프스타일을 위한 유·무형 상품 및 서비스’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이러한 상품과 서비스는 일상적 필요를 넘어, 개인적인 지향 가치나 사회적 지위에 대한 상징적 반영, 또는 정체성과 소속감의 표현과 같은 문화적 가치를 제공한다. 또한, 이러한 문화적 고객 제공 가치(Cultural Customer Value Proposition)에 기반해 사업적 이익을 창출한다.

 

► Culture Business의 정의

 


Kearney Hypothesis
Kearney는 앞서 정의한 Culture Business에 관해, 아래와 같이 세 가지 가설을 세웠다. 
가설1. 식품, 화장품, 일상 소비재, 문화 콘텐츠 등의 집합적 사업군인 Culture Business라는 것이 존재한다. 
가설2. Culture Business의 고객제공가치의 중심에는 핵심 서사(Core narrative)가 존재한다.
가설3. Culture Business의 태동, 성장, 정체 및 쇠퇴는 핵심 서사(Core narrative)의 매력성의 유지 및 쇠퇴와 밀접한 연관성을 가진다.  

 

가설2와 3에서 언급하는 핵심 서사(Core narrative)를 이해하려면, 경제학에서 쓰이는 서사(Narrative)의 개념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약 20년 전 행동 경제학을 중심으로, 소비자들이 어떤 상품을 소비하거나 상품의 가치를 인식할 때, 물리적인 특성보다도 상품이 가지고 있는 서사(스토리)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2000년대 초 ‘닷컴 버블’ 사태가 있다. 경제학자들에 따르면, 90년대 후반 인터넷 산업을 중심으로 하는 신생 기업들의 가치가 오르다가 2000년대 초반에 갑자기 폭락한 이 경제 현상의 이면에는 ‘Y2K 서사’가 있었다. Y2K(Year 2000)란, 당시 컴퓨터는 연도를 두 자릿수로 인식하기 때문에 2000년이 되면 1900년과 구분을 못하게 되어, 금융 등 컴퓨터를 사용하는 여러 산업군이 큰 리스크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서사다. 이 서사는 90년대 후반 IT산업에 대한 과잉 투자를 견인했으나, 2000년 이후 현실과 부합하지 않는 스토리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결국 닷컴 버블 사태로 이어지게 되었다. 
글로벌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학자 유발 하라리는 ‘인간이 발명한 최초의 정보 기술은 스토리’라고 말한다. 인간은 복잡다단한 여러가지 상황을 하나의 스토리로 인식하고 전파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닷컴 버블과 같은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도 스토리로 인해 잘못된 정보가 널리 전파되어 심리적인 동요가 일어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즉, 스토리는 인간으로 하여금 세상에 관한 많은 정보를 기억하고 전파하고 인식하게 하는 중요한 매개체이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본 글에서 다룰 Culture Business 또한 그 성장, 정체, 쇠퇴가 핵심 서사(Core narrative)와 밀접한 연관성을 가진다. 

 

 

3. Global Culture Business 사례

 

영국(1/4)- 대영제국이 기억이 ‘제국주의 세계 지배에 대한 향수’ 서사로 연결
19세기부터 20세기 초 빅토리아 시대, 영국은 광범위한 식민지 지배로 ‘대영 제국’의 황금기를 누렸다. 이 기억은 20세기 후반부부터 여러 브랜드들이 내세우는 ‘제국주의 세계 지배에 대한 향수’ 서사의 기반이 되었다. 


► 영국 Culture Business의 역사적 배경

 

 

영국(2/4)- 대영 제국 군인의 용기와 명예를 일상 패션에 담은 Burberry 
영국의 럭셔리 패션 브랜드 Burberry의 대표적인 상품 ‘트렌치 코트’는 1차 세계대전 시기의 군용 의류를 모티브로 하는 상품이다. 트렌치(Trench)는 ‘참호’를 뜻하는 단어로, 참호 안에서 장교들이 입던 옷이라는 의미다. 즉, Burberry의 패션을 입는다는 것은 일반인이 대영 제국 군복을 입는 상징적 체험이자 그 용기와 도전 정신을 계승하는 행위다. Burberry의 성공은 이러한 대영 제국의 세계 지배에 대한 이러한 향수 서사의 영향이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 영국의 Culture Business 사례 – Burberry

 

 

영국(3/4)- 영국 왕실의 권위와 신뢰의 서사를 계승한 Land Rover
영국의 대표 자동차 브랜드 Land Rover의 SUV는 대영 제국 시기 인도, 아프리카 등 식민지의 오프 로드에서 널리 쓰였던 모델이다. 1951년에는 영국 왕실 인증(Royal Warrant)을 획득하여,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공식 차로 계속 사용되었다. 현재는 인도의 타타그룹에 인수되어 더 이상 영국 브랜드가 아니지만, 대영 제국의 세계 지배에 대한 향수와 영국 왕실의 권위를 표상하는 서사를 바탕으로 성공적인 이미지를 구축한 브랜드라고 할 수 있다. 

 

► 영국의 Culture Business 사례 – Land Rover

 

 

영국(4/4)- 제국주의 황금기의 문화를 떠올리게 하는 Bond Movie
글로벌 흥행 영화 James Bond 시리즈 또한 대영 제국 시대의 향수를 기반으로 한 문화 콘텐츠다. 영국의 정보 기관인 MI5의 첩보원이 세계의 악당들을 처치하는 스토리는 대영 제국이 세계 패권국이던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또한 주인공 제임스 본드의 세련된 수트, 신사적인 애티튜드, 애스턴 마틴, 마티니 등 영국 럭셔리 라이프 스타일과 브랜드는 제국주의 황금기에 대한 향수를 느끼게 한다. 이 영화가 전세계의 대중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이유다.

 

► 영국의 Culture Business 사례 – Bond Movie

 


미국(1/4)- 2차 세계대전 이후, ‘자유와 풍요의 아이콘’ 서사를 획득
미국의 Culture Business를 관통하는 핵심 서사는 ‘자유’와 ‘해방’, ‘풍요’다. 1945년 2차 세계대전을 종결 시킨 것을 계기로 미국은 자유, 해방, 민권을 상징하는 국가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또한, 1950-60년대 눈부신 경제 성장과 함께 미국의 중산층을 중심으로 소비 대중화가 시작되면서, 풍요의 서사가 추가되었다. 

 

► 미국 Culture Business의 역사적 배경

 

 

미국(2/4)- 미 서부 카우보이의 강인함과 자유로운 이미지를 내세운 Marlboro
미국의 핵심 서사를 잘 활용한 브랜드로, Marlboro가 있다. Marlboro는 1954년 ‘Marlboro Man’ 캠페인을 통해 서부의 카우보이를 브랜드의 이미지로 내세웠다. 카우보이가 가진 강인함, 독립심, 자유로움의 이미지가 미국이 가진 자유와 해방 서사와 맞물리면서, 글로벌 베스트 셀링 담배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었다. 

 

► 미국의 Culture Business 사례 – Marlboro

 

 

미국(3/4)- 젊음과 반항을 상징하며 글로벌 대표 청바지 가 된 Levi’s
Levi’s 또한 미국의 핵심 서사를 반영하는 대표 브랜드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Levi’s 청바지는 1849년 캘리포니아 금광에서 일확천금을 노리기 위해 모여들었던 광부들이 입던 작업복이다. 이 패션이 1960년대 들어 히피, 록 뮤지션, 펑크 세대에게 굉장히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히피와 록이 지닌 젊음, 반항, 자유의 이미지와 캘리포니아 금 광부들의 위험을 감수하는(Risk-taking) 문화가 맞물리면서 상징적인 패션 브랜드가 된 것이다. 이 또한 미국이 가진 자유와 풍요의 이미지가 핵심적인 서사로 작용해 글로벌 히트 상품이 된 사례로 해석할 수 있다.

 

► 미국의 Culture Business 사례 – Levi’s

 

 

미국(4/4)- 세계를 전쟁에서 해방시킨, 가장 미국다운 자동차 Jeep
Jeep는 유럽을 해방시킨 미군의 이미지가 강하게 차용된 브랜드다. Jeep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의 소형 정찰 차량인 ‘Willys MB’ 모델에서 시작되었으며, 이 정찰 차량은 연합군의 승리에 가장 큰 공헌을 한 도구로 꼽힌다. 브랜드명인 Jeep 또한 미 육군의 소형 군용 트럭을 부르는 속어에서 파생되었다. 브랜드가 가진 미군의 자유와 해방 서사 덕분에, Jeep는 가장 미국적인 브랜드로 선정될 정도로 미국인들에게 사랑받는 자동차다.

 

► 미국의 Culture Business 사례 – Jeep

 

 

일본(1/4)-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절제 미학과 일상 속 철학의 조화’ 서사 형성
일본의 경우는 자연과 무상의 철학에서 출발해 와비사비 미학, 실용 미학을 거쳐 근현대의 전통 재정의를 통해 현재는 ‘이국적인 절제 미학 그리고 일상 속 철학과의 조화’라는 핵심 서사를 형성하고 있다.

 

► 일본 Culture Business의 역사적 배경

 

 

일본(2/4)- 일본만의 절제된 미니멀리즘을 완벽하게 구현한 Sony Walkman
Sony의 세계 최초 소형 카세트 플레이어 Walkman은 일본의 절제 미학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Walkman 이전, 오디오는 거실에 두고 가족이 다 함께 듣는 대형 가전이라는 인식이 일반적이었다. Sony는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고 작은 크기에 강력한 기능을 내장해 ‘퍼스널 오디오’라는 혁신을 일으켰다. 일본 특유의 미니멀리즘과 정밀함 즉, 절제 미학의 서사가 잘 작동한 사례로 볼 수 있다. 

 

► 일본의 Culture Business 사례 – Walkman

 

 

일본(3/4)- 재료 본연의 맛을 즐기는 절제 미학의 극치 Sushi
생선을 요리하지 않은 재료 본질의 상태로 밥에 얹어서 낸다는 점에서, 스시는 일본의 절제 미학과 장인 정신의 서사와 가장 잘 부합하는 식문화다. 미국과 유럽 등 서구권에서 날생선을 먹는 행위는 거의 금기시될 정도로 상상하기 어려운 것이었으나, 스시가 미국 진출에 성공하며 이제는 외국인에게 가장 사랑받는 일본 음식으로 자리매김했다. 

 

► 일본의 Culture Business 사례 – Sushi

 


일본(4/4)- 일본식 실용 미니멀리즘을 대표하는 Muji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Muji 또한 불필요한 요소를 제거하고 필수 기능에 집중하는 디자인으로 세계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일본의 절제 미학의 핵심 서사를 떠올렸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브랜드이다.

 

► 일본의 Culture Business 사례 – Muji

 

 

홍콩(1/3)- 영국 지배 종식과 중국 반환 사이 ‘자유와 투명성 갈망’의 서사 형성
홍콩의 역사는 아편 전쟁에서 패배한 청나라가 홍콩 섬을 영국에 할양하면서 시작되었다. 1984년 ‘중영 공동선언’에 따라 홍콩 섬의 중국 반환이 결정되는데, 이 시기 정치적 긴장과 정체성 혼란이 커지며 ‘자유와 투명성에 대한 갈망’이라는 강력한 서사가 형성되었다. 이러한 영향으로 중국 반환기의 홍콩에서는 여러 문화 상품이 엄청난 글로벌 히트를 기록했다. 

 

► 홍콩의 영국 통치 및 반환 과정

 

 

홍콩(2/3)-  불확실한 시대, 자유에 대한 갈망을 그려낸 홍콩 느와르 영화
홍콩 느와르 영화에는 당시의 어두운 시대상과 동양적 세계관이 잘 담겨있다. 대표적인 작품 <영웅본색>의 경우, 건달인 주윤발과 경찰인 장국영이 등장한다. 장국영의 배역은 법과 시스템, 사회 질서를 중요시하는 ‘영국적 세계관’을 대표한다. 반면, 건달이자 개인적인 의리 관계를 중시하는 주윤발은 ‘아시아적 세계관’을 상징한다. 즉, <영웅본색>이 흥행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당시 홍콩이 중국으로의 반환을 앞두고, 두 세계관이 충돌하며 불안을 겪던 시대상과 강하게 부합했기 때문이다.
80년대 후반, 한국 역시 급격한 도심화, 민주화, 서구화를 겪으며 사상적 대전환을 겪던 시대였다. 한국에서 홍콩 느와르 영화가 선풍적인 흥행을 기록한 이유 또한 영화의 내용 뿐만 아니라 콘텐츠의 핵심 서사가 한국의 시대상과 적절히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할 수 있다.

 

► 홍콩의 Culture Business 사례 – Noir Movie

 

 

홍콩(3/3)- 구속을 벗어난 자유로움을 제시한 Bossini
홍콩에서 출발해 글로벌 패션 브랜드가 된 Bossini 또한 마찬가지다. Bossini는 ‘편안하고 자유로운 스타일’을 표방하며 실용중심의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했는데, 이는 중국 반환에 대한 반작용으로 자유에 대한 희망을 갈구하던 홍콩인의 심리를 대변한다고 볼 수 있다. 

 

► 홍콩의 Culture Business 사례 – Bossini

 


4. K-Culture Business의 현황


K-Culture Business의 핵심 서사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의 문화 콘텐츠와 소비재가 각광을 받는 현상 또한 핵심 서사 측면에서 분석할 수 있다. Kearney는 한국이 가진 핵심 서사를 2가지로 정리했다. 
첫번째는 ‘한국의 강력한 상승 지향 문화가 만들어낸 경이로운 성장 서사’다. 한국은 역사적으로 성리학의 영향을 받은 수직적 세계관을 가지고 있다. 현재 지위보다 더 높이 올라가고자 하는 심리, 그로 인한 엄청난 교육열 모두 상승 지향 문화에서 기인한다. 이러한 문화적 특성 덕분에 6.25 전쟁 이후 폐허에서 경이로운 경제 성장을 이루어 낼 수 있었으며, 그것이 하나의 서사가 되었다.
두번째는 ‘치열한 경쟁의 피로감에 따른 인간성의 회복 서사’다. 강한 상승 지향 문화로 인해 치열한 경쟁, 양극화와 관계 단절을 겪고 있지만, 한국인의 내면에는 과거 농경 문화가 남긴 공동체 심리가 여전히 남아있다. 이러한 문화적 배경을 바탕으로, 급격한 경제 성장 과정에서 잃어버린 인간성과 공동체적 가치를 회복하고자 하는 서사가 형성되었다. 

 

 

 

K-Culture Business 영화 산업- ‘오징어 게임’, ‘기생충’, ‘미나리’
한국의 Culture Business 산업 중 하나인 영화 산업의 대표작들은 앞서 말한 두 가지 서사를 그대로 반영한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은 극한 경쟁 속에서 마지막 승자만 살아남는 구조를 통해 사회적 모순을 드러낸다. 이 작품은 상승 지향적 서사와 인간성 회복 서사를 동시에 담고 있다. 영화 ‘기생충’ 역시 상승 지향 서사로 인한 사회적 양극화를 다루고 있으며, 영화 ‘미나리‘는 이민 가정의 갈등과 가족애를 통해 인간적 연대와 공동체적 가치관 회복을 주제로 한다.

 

► ‘오징어 게임’의 핵심 서사 및 주요 성과

 

► ‘기생충’, 미나리’의 핵심 서사 및 주요 성과

 

 

K-Culture Business 웹툰 산업- ‘나 혼자만 레벨업’
한국 웹툰 산업의 대표작 ‘나 혼자만 레벨업’은 한국의 성장 서사와 회복 서사를 잘 담은 작품으로, 웹소설과 웹툰 모두 글로벌 최고의 인기를 얻었다. 작품의 줄거리는 최약체였던 주인공이 인류 최강의 헌터로 거듭나는 내용으로, 극심한 경쟁을 통해 성장하는 모습과 그 과정에서 동료와 가족을 통해 치유를 얻는 모습을 동시에 보여준다. 현재는 애니메이션과 게임 등 타 컨텐츠로 영역을 확장하며 글로벌 팬덤을 얻고 있다. 

 

► ‘나 혼자만 레벨업’의 핵심 서사 및 주요 성과

 

 

K-Culture Business 게임 산업- ‘메이플 스토리’
게임 업계에는 여러 장르가 있지만 대부분은 경쟁을 통한 레벨 상승 즉, 상승 지향 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한국 게임의 대표적인 상품인 ‘메이플 스토리‘는 랭킹 상승을 통한 수직 성장 서사 뿐만 아니라, 유저 간 연대와 소속감에 기반하는 회복 서사까지 담고 있어 글로벌 게임 IP로서의 탄탄한 입지를 유지하고 있다. 

 

► ‘메이플스토리’의 핵심 서사 및 주요 성과 

 

 

K-Culture Business 가전 산업- ‘LG전자’
글로벌 선도 가전 기업인 LG전자 또한 상승 지향 문화, 가족 가치 회복 서사를 바탕으로 성장해왔다. 혁신 기술을 통해 ‘더 나은 생활‘, ‘스마트한 삶‘이라는 소비자의 성장 욕구를 구체적으로 실현했으며, 또한 일상의 편리함과 웰빙을 구현했다. 이러한 핵심 서사 덕분에 글로벌 시장에서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로 도약할 수 있었다. 

 

► ‘LG 전자’의 핵심 서사 및 주요 성과 

 

 

K-Culture Business 뷰티 산업- ‘APR’
최근 시가총액 8조 원을 돌파하며, 아모레 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입지를 뛰어넘어 화제가 된 K뷰티 및 뷰티 디바이스 기업 APR 또한 한국의 핵심 서사를 반영하는 기업이다. ‘기술을 통해 누구나 아름다워질 수 있다’는 성장 서사, 개인의 자신감 회복과 지속가능한 사회적 가치 회복의 서사를 바탕으로 글로벌 성공의 발판을 마련했다. 

 

► ‘APR’의 핵심 서사 및 주요 성과 

 

 

5. 시사점

 

  1. 고객의 마음을 얻고 지속적인 소비 행동을 만들어내는 데 있어, 장기적으로 서사(narrative)의 힘이 크게 작용한다.  
앞서 살펴본 사례들에 따르면, 고객의 소비 행동을 이끌어내는 과정에서 물질적인 고객 제공 가치도 중요하지만 서사가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 

 

  2. 서사(narrative)를 인위적으로 만들어 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고, 역사적·사회적 맥락과 부합해야만 생명력을 가질 수 있다.  
기업은 고객의 마음을 얻기 위해 핵심 서사를 일부러 만들어내려고 하기보다, 우리와 고객이 공유하는 역사적인 경험과 맥락이 무엇인지 깊이 고민하는 단계가 필요하다.   

 

  3. 대 고객 측면 뿐만 아니라, 기업의 서사(narrative)는 무엇이며 그것이 내부 직원들의 행동과 문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에 대해서도 주목해야 한다.  
본 포럼에서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거대 서사에 초점을 두어 분석했으나, 기업을 운영하고 있다면 우리 기업이 가진 내부적이고 미시적인 서사에 대해서도 면밀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  

 

  4. 한국의 서사인 ‘경이로운 성장과 인간성의 회복’은 현재 글로벌 시장 환경과 시의 적절하게 부합하는 측면이 있으며, 향후 여러 분야에서 장기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 글로벌을 대표하는 현상인 양극화, 기후 위기, 미·중 패권 경쟁 리스크는 모두 ‘성장과 회복 서사’와 맥을 같이 한다. 따라서 이 핵심 서사를 기반으로 하는 한국의 소비재의 약진은 상당 기간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5. 중국과 인도는 아직 글로벌 시장에 내놓을 만한 명확한 핵심 서사가 형성되지 못하였으며, 향후 어떤 핵심 서사를 만들어 낼 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국의 경우 핵심 서사가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보편적인 가치보다는 자국 중심적인 측면이 있어 글로벌 포용성이 낮다. 인도의 경우 역사적으로 서로 다른 인종과 문화가 섞여 있어, 강력한 핵심 서사가 존재한다고 보기 힘들다. 급부상하는 국가들이지만, 글로벌 Culture Business 경쟁력을 갖추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