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경기 침체기, 현금 확보의 중요성
반도체 산업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TV나 스마트폰과 같은 전자제품 구매가 감소하면서 주기적인 경기 침체기에 접어들었다. 이로 인한 이윤 감소와 현금 흐름 악화는 재무 담당자에게 큰 도전 과제가 되고 있다. 그들의 임무는 경기 침체기에 기업이 충분한 운전자본을 확보하고, 경기가 회복될 때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유연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물론, 자본 집약적인 반도체 산업에서 현금은 항상 중요한 문제이다. OEM(주문자 상표 부착)과 반도체 조립 및 테스트 아웃소싱 업체는 생산 능력을 확대하기 위해, 제품 혁신이 중요한 반도체 기업은 연구개발(R&D)을 위해 현금이 필요하다. 더불어 모든 반도체 기업은 제조 기반을 다각화하거나 새로운 시장이나 지역으로 확장하기 위해 M&A 자금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본 아티클에서는 반도체 업계의 경영진들이 최근 가장 많이 고민하는 현금 확보 문제를 살펴본다. 특히 자산 매각을 고려하고 있는 기업을 위해, 매각 가치를 최대화할 수 있는 접근 방안을 제안한다.
2. 경기 침체기에 반도체 기업이 현금을 창출할 수 있는 세 가지 방법
반도체 기업은 다음 세 가지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첫째, 자본 구조를 활용한다. 둘째, 운영 방식을 변경한다. 셋째, 수익성 있는 신제품이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든다.
► 현재와 같은 경기 침체기에 기업은 다음 세 가지 방법으로 현금을 창출할 수 있다
① 자본 구조 활용
가장 직접적인 방법은 채권을 발행하거나 지분을 매각하는 것이다. 이는 현금을 빠르게 조달할 수 있는 방법이지만 몇 가지 단점이 있다. 채권의 경우 레버리지 비용이 커지고, 주식의 경우 소유권을 희석한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장비, 공장, 사업부 등을 매각하는 것이다. 매각은 전체 또는 부분 매각이 가능한데, 매각자는 여러 파트너와 조인트 벤처를 구성할 수 있다. 이때 금융사나 위탁 제조업체가 파트너가 된다. 또한, 반도체 기업은 유형 자산을 많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비금융 자산을 매각하는 것이 특히 유망하다. 핵심은 경기 침체기에 자산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반도체 기업 뿐 아니라 지정학적 리스크를 피하고자 하는 기업들도 이러한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 기업들 역시 매각을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고자 한다.)
② 운영 방식 변화
생산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다. 다이 밀도(웨이퍼당 생산 가능한 칩의 수)를 높여 생산 능력을 향상하면 결과적으로 설비 투자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또한, 더 저렴한 원자재를 사용하거나 수율(결함이 없는 합격품의 비율)을 개선하는 생산 기술을 도입하여 고가의 장비를 들이는 데 필요한 비용을 줄일 수도 있다. 또 다른 방법은 위탁 제조업체와 파트너십을 맺는 것이다. 파트너사에 더 많은 사업 기회나 더 나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대신, 설비 투자비나 운전자본에 대한 부담을 넘길 수 있다. 이러한 파트너십은 현금 확보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지리적 다각화와 같은 전략적 목표를 추구할 수 있도록 한다.
③ 매출 성장
좋은 브랜드, 독자적인 기술, 제품 혁신에 대한 명성을 가진 기업은 가격 경쟁을 하지 않고도 기존 시장이나 새로운 시장에서 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애플은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을 때 에어팟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 또한, 반도체 기업은 위탁 제조업체나 금융사와의 파트너십을 통해서도 매출을 늘릴 수 있다. 이러한 파트너십은 새로운 고객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기술 라이선스를 통해 매출을 창출하는 데 도움된다. (물론 후자의 경우에는 지적재산권 보호하는 데 유의해야 한다.)
세 가지 방법의 장단점은 무엇일까? 먼저, 매출 성장은 현금 흐름을 창출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성과를 거두는 데 시간이 걸리고, 신제품이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다음으로, 비용 최적화 이니셔티브는 결과를 예측하기가 조금 더 쉽지만, 매출 성장과 마찬가지로 현금 흐름 개선 효과가 실현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따라서, 자산 매각을 통한 자본 구조 활용이 현금을 즉시 확보하는 데 있어서 보다 나은 대안으로 남는다.
3. 자산 매각으로 수익을 극대화하려면?
① 종합적인 데이터를 수집하라
많은 반도체 기업이 매각할 수 있는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자산 매각으로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첫 번째 단계는 자산에 대한 종합적인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이다. 공장을 예로 들어보자. 공장 매각 시 수집해야 할 데이터는 다음과 같다.
공장 실적
공장의 손익계산서나 대차대조표를 통해 생산 능력, 제품 원가 구조, 운영 비용 등을 파악하고 공장의 수익성을 가늠할 수 있다. 유동 자산, 비유동 자산, 부채 등은 공장의 재무 상태를 보여준다.
시장 상황
공급과 수요, 경기 사이클, 기술 발전, 시장 경쟁, 지정학적 조건은 공장의 성장 잠재력을 평가하는데 중요한 고려사항이다.
지적 재산
공장은 제품 특허나 상표를 소유할 수 있으며, 이는 해당 공장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
매니지먼트
숙련된 매니지먼트 팀이 있는 공장은 운영의 우수성을 보장한다. 자동화 및 장비 효율성으로 인한 높은 수율은 공장의 가치를 높인다.
생산 능력
공장의 규모, 직원 수, 사용 중인 기술을 고려하여 공장의 생산 능력과 전반적인 경쟁력을 평가해야 한다.
② 세 가지 가치 평가 방법을 활용하라
자산의 가치를 추정하는 것은 과학이라기 보다는 예술에 가깝다. 다음 세 가지 가치 평가 방법을 비교하여 최종 가치를 도출하는 것이 좋다.
► 다음 세 가지 가치 평가 방법은 매각자가 거래에서 협상력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된다
현금흐름할인법 (DCF valuation)
미래에 공장에서 발생하는 현금 흐름의 현재 가치를 계산하는 것이다. 현금흐름할인법은 수익 뿐 아니라, 운영비와 자본 비용을 함께 고려하기 때문에 유용하다. 이 방법은 가정이 얼마나 정확한지가 중요하다. 특히, 대부분의 공장은 비용 관리에 중점을 두고 운영되기 때문에, 수익성을 평가하려면 새로운 기준으로 계산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반도체 기업은 만일 이 공장이 독립적인 사업체라면 여기서 생산된 제품의 가격을 어떻게 매길지 계산해야 한다. 제품 가격은 생산 비용에 기업이 원하는 이윤을 더한 값이 된다.
상대가치평가법 (Multiples valuation)
매각을 고려 중인 공장과 비슷한 기업들의 거래나 최근 M&A 거래에서 나타난 시장의 분위기를 반영하여 공장의 가치를 평가하는 것이다. 이 방법은 비슷한 회사의 거래에서 사용된 EV/EBIT 비율을 참고하여, 공장의 중요한 재무지표인 EBITDA나 EBIT에 그 비율을 곱해 공장의 가치를 계산한다. 반도체 산업이 주기적인 흐름이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기 때문에 비율이 반드시 현재 시점일 필요는 없다. 특히 해당 자산에 큰 관심이 있는 구매자는 이전 시점의 비율을 살펴보는 데 동의하는 경우가 많다.
자산가치접근법 (Asset-based valuation)
부채 대비 건물, 장비, 재고 등 공장의 유형 자산의 가치에 초점을 맞춘다. 지적 재산, 기술 등과 같은 무형 자산을 평가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이 방법은 평가 범위의 하한을 설정하는 데 적합하다. 장비를 유지 관리하고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사용하는 공정이나 R&D 엔지니어와 같은 일부 무형 자산도 고려될 수 있다. 대부분의 구매자는 이러한 자산을 공장 구매의 필수 요소로 간주한다.
각 방법에는 장점과 한계가 있다. 각 방법론을 개별적으로 적용할 수 있지만, 서로 비교하여 활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 공장 상황, 반도체 시장의 전반적인 상황, 데이터의 가용성에 따라 다른 방법보다 적합한 한 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다. 그 방법은 평가 범위를 고정하는 역할을 할 수 있으며, 다른 방법들은 추가적인 지침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