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은 다양한 이유로 자산을 매각하지만, 이러한 분할이 실제로 가치를 창출하는 경우는 드물다. 실제로는 분할 이후 가치가 증가하기보다 오히려 감소하는 경우다 더 많다. 커니(Kearney)의 지속적인 연구는 가치 창출에 성공한 기업과 실패한 기업 간의 차이를 분석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업이 자산을 매각하는 이유에 대한 흔한 오해 중 하나는, 단순히 부진한 사업을 정리하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딜로직(Dealogic)의 분석에 따르면, carve-out 거래 중 단 10%만이 성과가 저조한 사업을 정리하기 위한 것이었다. 반면, 80% 이상의 매각 거래는 핵심 자산과 역량에 집중하고 이를 통해 주주 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전략적 수단으로 분할을 활용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기업들은 이러한 분할을 통해 실질적인 부가 가치를 만들어내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커니 연구에 따르면, 대부분의 분할은 기대했던 가치 창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기업의 상황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좋은 소식도 있다. 경영진이 분할 전략을 얼마나 정교하게 수립하고 이를 어떻게 실행하는지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본 연구에서는 기업이 분할을 통해 가치를 창출하는 방법과 주요 도전과제를 분석한다.
1. Kearney 가치 창출 스코어카드
과거의 분할 사례는 성공 여부와 관계없이 미래 거래 성과를 개선할 수 있는 귀중한 교훈을 제공한다. 커니는 지난 20년간 발생한 2,000건 이상의 분할 거래를 분석하여, 분할 이후 12개월 동안 분할 대상 회사(SpinCo)와 잔존 회사(RemainCo)의 성과를 Kearney Value Creation Scorecard를 통해 평가했다.
가치 창출 스코어카드란?
커니의 가치 창출 스코어카드는 매각 거래 후 12개월 동안의 성과를 평가하고 시각화하는 도구다. 이는 다음 두 가지 차원에서 가치 창출 성과를 측정한다.
(1) S&P 500 대비 시가총액 성장률
(2) 해당 기업의 경쟁사 대비 매출 성장률
이를 바탕으로, 각 매각 사례를 다음 세 가지로 분류했다.
(1) 가치 창출 기업(value creator)
(2) 가치 유지 기업(value parity)
(3) 가치 훼손 기업(value destroyer)
► 커니가 개발한 ‘사업 매각을 통한 가치 창출 스코어카드’
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다. 거래 완료 후 12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기업의 30%만이 가치를 창출한 반면, 약 40% 기업은 가치를 훼손했다. 특히 존속 회사의 성과가 분할 법인에 비해 훨씬 저조했다. 예를 들어, 존속 회사는 매각 후 12개월 동안 가치를 창출하기보다 훼손할 가능성이 두 배 이상 높았다. 한편, 분할 법인은 가치 창출 가능성이 존속 회사보다 3배 높았지만, 여전히 절반 이하의 성공률에 머물렀다.
► 대규모 사업 매각 건 중 약 30%만이 가치 창출, 약 40%는 가치를 훼손함
커니의 사업 매각 가치 창출 스코어카드는 매각 완료 후 12개월간 기업의 상대적인 시가총액 및 매출 성장 수준을 반영함.
2. 성공적인 매각을 위한 4가지 핵심 도전 과제
커니의 경험에 따르면, 대부분의 기업이 분할 과정에서 다음의 네 가지 공통적인 어려움을 겪는다. 그러나 그 이후의 우선순위 설정 방식에 따라 기업은 가치 창출자가 되거나 가치 훼손자가 된다. 다음은 기업이 매각을 성공으로 이끈 접근법과 피해야 할 실수를 드러내는 네 가지 도전 과제다.
과제 1. 혁신의 기회를 잡아야
우리는 성장과 가치 창출이라는 전략적 전환보다는 전술적 운영 매뉴얼과 단기 비용 절감에 집중했는데, 결과적으로 조직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 600억 달러 규모의 개인용 컴퓨팅 존속 회사 사례(가치 유지 기업)
규모와 복잡성에 상관없이, 분할은 전략적 전환의 기회다. 매각은 존속 회사와 분할 법인 모두에게 독립적인 혁신을 추진할 수 있는 귀한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이 시기 동안 내부 및 외부 이해관계자들은 변화를 더 잘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으며, 기존 비즈니스 및 운영에서 오랫동안 존재하던 제약들을 해소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또한, 금융 시장은 분사 직후 관망하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압박도 다소 완화되는 경향이 있다.
매각과 동시에 조직 변화 전략을 실행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대부분의 가치 창출 기업들은, 바로 그렇게 실행한다. 이들은 운영 효율화, 역량 구축 또는 강화, 전략적 가치 포지셔닝 등을 중심으로 기능적 및 전사적인 혁신 이니셔티브를 추진한다. 이러한 이니셔티브의 전략적 특성으로 인해, 성공적인 기업들은 최고운영책임자(COO)나 최고전략책임자(CSO)와 같은 영향력 있는 고위 경영진에게 매각 관리 책임을 부여한다.
반면, 가치 훼손 기업들은 매각 완료 당일(Day 1) 준비에 필요한 전술적 및 관리적 요소에만 집중하고, 더 광범위한 혁신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매각 관리 책임을 C레벨 외의 역할에 위임하고 재무 목표 달성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과제 2. 핵심 비즈니스 운영의 혼란을 줄여야
우리는 핵심 사업에 남았어야 할 전자부품 부문을 분사해버렸다.
사내 사기와 이직률 모두 큰 타격을 입었고, 전문성을 회복하지 못했다.
IT 인프라를 정비하는 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다.
- 80억 달러 규모의 조선업 분사 사례(가치 훼손 기업)
사업 분할이 진행 시, 이를 수행하기 위한 막대한 자원 투입으로 경영진이 일상적인 업무에서 주의를 빼앗길 수 있다. 이로 인해 중요한 성장 이니셔티브가 미뤄지거나, 주요 고객 관리가 소홀해지며, 직원들의 사기가 저하될 수도 있다. 이러한 문제들은 일상 운영에 집중해야 할 기업의 역량을 분산시키며, 특히 분할 과정이 장기화될수록 문제는 더욱 악화된다. 따라서 가치 창출 기업들은 매각 발표부터 거래 완료까지의 기간을 보통 9개월 이하로 단축하는 전략을 중요하게 여긴다. 반면, 가치 훼손 기업들은 이 과정을 12개월 이상 끄는 경우가 많다.
또한, 가치 창출 기업들은 영업, 공급망, 고객 서비스, 마케팅, R&D 및 IT 인프라 등 고객과 직접 연결되는 핵심 기능을 안정화하는 데 집중한다. 이들은 미래 조직의 목표와 비전에 맞춰 장기적인 자원 배분 결정을 내린다. 반면, 가치 훼손 기업들은 모든 기능에 균등하게 관심을 분산시키는 경우가 많고, 단기적인 시각에서 자원을 배분하는 경향이 있다. 그 결과, 추가적인 비용 절감 목표가 설정될 가능성이 높다.
마지막으로, 가치 창출 기업은 ‘운영 전환 기간(Operational Cutover Period)’을 사전에 계획하여 공식적인 분사일(Day 1) 이전 3개월부터 별도 법인으로 운영을 시작한다. 이렇게 하면 분할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두 조직이 아직 같은 회사일 때 해결할 수 있어 사업 운영의 혼란을 줄일 수 있다.
과제 3. 지속 가능한 비용 구조를 만들어야
우리는 분할 법인에 가능한 많은 비용을 떠넘기고, 나중에 어떻게든 해결될 것이라고 여기며 방치했다.
- 40억 달러 규모의 제약 회사 분사 사례(가치 훼손 기업)
우리의 간접비는 경쟁사보다 500bp 이상 높았다.
이를 재조정하는 데 1년 이상 걸렸고, 파이프라인도 크게 제약받았다.
- 50억 달러 규모의 스마트홈 회사 분사 사례(가치 훼손 기업)
기업 분할은 본질적으로 규모가 축소된 두 개의 비즈니스를 만들어내지만, 비용 최적화에 집중하지 않으면 각 기업의 경쟁력이 약해질 수 있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성공하려면 비용 구조를 철저히 재설정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매각을 진행하는 기업의 우선순위와 전략적 목적에 따라, 두 회사(Newco) 중 한 기업 또는 두 기업 모두 지속 불가능한 비용 부담을 떠안게 되는 경우가 많다. 기업 규모가 작아지면서 더 민첩하고 유연한 조직으로 변화할 기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휴 비용(stranded costs)과 기존 대기업 수준의 간접비로 인해 이러한 이점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
비용 문제를 매각 실행 이후로 미루는 데에는 타당한 이유가 있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계약상의 의무, 이해관계자의 요구가 있거나 사업 운영에 빚어지는 혼란을 최소화하려는 의도 때문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 방식을 취하는 기업들은 대체로 가치 훼손 기업이 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가치 창출 기업들은 분리 과정의 핵심 요소로 ‘비용 절감 프로그램’을 철저히 시행한다. 이들은 빠른 성과 달성과 동일 회계연도 내 비용 절감 실현에 중점을 두어, 보다 공격적인 성격을 띠는 경우가 많다. 또한, 이 기업들은 신설 회사(Newco)의 비용 구조를 미래 운영 모델과 사업 니즈에 따라 압박 테스트하고 철저하게 평가하려는 의지가 더 강하다.
과제 4. 이해관계자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해야
우리(존속회사)는 리스크 및 컴플라이언스를 위해 분할 법인이 제공하던 고객 정보를 활용해왔는데, 분할 후에는 간단한 고객 문의조차 대응할 수 없었다.
직원들은 불과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이 사업을 매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들었는데, 갑작스럽게 분사 결정이 발표되어 큰 충격을 받았다.
- 90억 달러 규모의 결제 서비스 기업 분사 사례(가치 훼손 기업)
분사는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이익이 얽혀 있는 복잡한 과정이며, 이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경영진이 분할 이유와 계획에 대해 모호하거나 일관되지 않는 정보를 전달하면, 조직 내 불확실성이 커지고, 이는 근시안적이거나 혼란스러운 의사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직원들은 해고에 대한 불안을 느껴 업무 집중도가 떨어질 수 있으며, 특히 유능한 직원일수록 선제적으로 회사를 떠날 가능성이 높다. 고객들은 계약 체결을 미루거나 다른 공급업체를 찾기 시작할 수도 있고, 경쟁사는 이를 기회 삼아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설 것이다. 투자자들 역시 거래의 명확한 논리를 이해하지 못하면 기업의 경쟁력과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반면, 가치 창출 기업들은 ‘FUD(Fear, Uncertainty, Doubt: 두려움, 불확실성, 의심)’를 효과적으로 관리한다. 거래의 배경과 근거를 투명하고 일관되게 설명하고, 분사 계획을 대내외에 선제적으로 공유한다. 또한, 분사 계획을 발표한 후에는 이해관계자들을 적극 참여시켜, 변화의 영향을 평가하고 대응 방안을 마련한다. 또한, 핵심 인재 유지 전략을 핵심 과제로 삼을 뿐만 아니라, 고객 커뮤니케이션도 선제적으로 관리한다. 예를 들어, 분사 발표 후 48시간 내에 고객 접촉 이니셔티브를 실행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는 고객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집하고 이를 중앙 집중화해 체계적으로 정리한 후, 필요에 따라 즉각적인 대응 조치를 취하는 폐쇄형 루프 피드백 시스템이 필수적이다.
3. 가치 창출 기업이 되기 위한 핵심 전략 4가지
요약하자면, 가치 창출 매각을 계획하고 실행할 때 조직이 취해야 할 주요 전략은 다음과 같다.
매각을 전사적 전환 프로그램으로 관리하라
변화에 대한 수용도가 높은 이 기회를 활용하여 운영 모델을 재고하고 비즈니스 운영 방식을 재설계해야 한다. 매각 관리 조직(Divestiture Management Office)에 C레벨의 감독과 책임을 부여하라.
신속한 분할 일정으로 비즈니스 혼란을 최소화하라
핵심 비즈니스에 대한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발표일부터 완료까지의 기간을 9개월 이내로 단축해야 한다. 또한, 분할 3개월 전에 운영 전환 계획을 수립하여 새로운 조직을 사전에 점검하고 개선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면밀한 사전 계획과 전담 관리 조직이 필요하다.
외부 시각에서 비용 구조를 재설계하라
보다 민첩하고 효율적인 미래 조직을 염두에 두고, 존속 회사와 분할 법인의 비용 구조를 모두 재설정해야 한다. 유휴 비용을 끊임없이 추적하고 제거하라. 이 어려운 작업을 분사 이후로 미루지 말고 지금 진행해야 한다.
직원 및 고객과의 밀착 커뮤니케이션을 체계화하라
직원들과 매각의 목적과 영향에 대해 자주 소통하며 최대한 투명성을 유지해야 한다. 매각 발표 후 48시간 이내에 고객과의 최고 경영진 간 직접 소통을 계획하고 실행해야 한다. 이후에도 지속적인 고객 피드백 수집 및 거래 모니터링 프로세스를 유지하며, 발생할 수 밖에 없는 문제들을 빠르게 식별하고 해결하라.
분할은 단순한 자산 매각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전략이 명확하고 실행이 치밀하다면, 기업은 오히려 더 강해지고 집중력 있는 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다. 성공적인 기업은 이 네가지 핵심 과제를 잘 관리함으로써 분할 이후 더 강력하고 유리한 입지를 다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