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arney Insight

불확실한 세계: 글로벌 와일드카드 2025-2030

2025.05.12

 

Executive Summary 

 

5가지 와일드카드는 글로벌 전망과 경영 환경에 극적인 변화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요인이다.

 

  1. 변곡점에 선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  
    미·중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인도, 인도네시아, 브라질과 같은 ‘미들 파워’ 국가들과 이집트, 에티오피아, 남아공 등 아프리카 주요국들의 글로벌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이 국가들은 빠른 경제 성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스템 내 역할을 확장하고 있어, 새로운 생산 거점의 형성이나 생산적이고 젊은 노동력 공급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물론 이 국가들이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의 갈등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려면 어려운 도전이 되겠지만, 기업은 이 변화가 비즈니스에 가져올 기회와 위험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

     
  2. 관세 전쟁 시대의 도래  
    앞으로 5년 간 각국이 서로 보복성 관세를 부과하는 관세 전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세계 경제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꿔놓을 가능성이 있으며, 성장 둔화, 인플레이션 심화, 공급망 위기, 기업과 소비자의 비용 증가 같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하지만 국경을 사이에 둔 경제 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관세 정책은 신흥 경제 질서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3. 진화하는 부정부패: 리베이트에서 딥페이크까지  
    기술은 글로벌 부패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특히, 핵심 광물처럼 부정부패에 취약한 산업의 경우, 정부와 기업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신뢰를 회복하지 않으면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 

     
  4. 에너지 수요 폭증: 세계는 21세기 전력 수요를 감당할 수 있을까?
    거대한 AI 수요, 노후화된 인프라, 기후 변화 압력으로 인해 전력망이 한계에 도달하고 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전력 수요는 높아지고 있으며, 정부와 기업은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이를 감당하고 리스크를 낮추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5. ‘슈퍼 개인’의 시대  
    일론 머스크부터 테일러 스위프트까지, ‘슈퍼 개인’이 글로벌 이슈에 미치는 영향력이 전례 없이 커졌다. 이들은 기후 변화, 사회 정의, 기술 발전 등 글로벌 이슈에서 가시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며 행동주의를 재정의하고 있다. 슈퍼 개인의 파급력은 비즈니스 측면에서 양면적이다. 큰 기회를 가져다 줄 수도 있지만, 브랜드 평판에 잠재적인 위험이 될 수도 있다.

 


1. 변곡점에 선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

 

아시아, 라틴 아메리카, 아프리카의 신흥국으로 이루어진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가 중요한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인도, 인도네시아,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은 다자협력기구(BRICS+)와 지역 채널을 통해 다자간 및 양자간 안보, 정치, 경제 프레임워크를 조성해 세계 질서에서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섰다.

 

그러나 이 국가들이 미국과 중국이라는 세계 최대 경제 대국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며 영향력 발휘하기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인도는 중국과 경제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자국 제조 역량을 강화해 경제적 의존도를 낮추고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만약 인도가 미국과의 관계를 강화하려고 한다면, 시장 개혁을 가속화해 서방 공급업체와의 협력을 늘려야 할 것이다. 중동 역시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전략적 균형점을 찾고 있다. 전통적으로 미국과 긴밀한 관계를 맺어온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 아라비아는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중국이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이자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경제 대국이라는 지위와 맞물려 있다. 

 

앞으로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이 균형을 찾고 독자적인 행보를 모색하려면, 미국과 중국의 견제를 전략적으로 이용하며 ‘미들 파워’를 발휘해 더 멀리 나아가야 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그들은, 특히 아프리카의 경우, 러시아와 중국의 지역적 영향력 확대 시도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는 글로벌 사우스 간 동맹을 만들거나 강화하려는 노력을 복잡하게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제 세계는 글로벌 사우스의 커진 영향력과 함께 다극화된 질서로 나아가고 있으며, 이로 인해 불확실성도 커질 것이다. 

 

 

글로벌 사우스는 누구이며,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가?

 

2024 뮌헨 안보 컨퍼런스에서, 가나의 나나 아쿠포아도(Nana Akufo-Addo) 대통령은 ‘아프리카를 포함한 소위 글로벌 사우스는 항상 글로벌 자산을 확보하는데 불리한 입장에 처해 있다’며 국제 질서의 불공정성을 지적했다. 과거 식민 지배의 아픈 기억과 UN, IMF, 세계 은행과 같은 국제 기구 내 저조한 대표성에 대한 불만이 쌓이면서,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은 서방의 압력에 맞서거나 비동맹 노선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 새롭게 확장된 BRICS+의 9개 회원국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이집트, 에티오피아, 이란 그리고 아랍에미리트(UAE)-는 이제 경제 강국이 되었는데, 세계 GDP의 28%를 차지한다(그림1). 선언적 차원일지는 모르지만 이들은 자체적인 금융 체계를 개발하려 하고 있으며, 현지 통화로 거래를 수행하는 탈달러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러한 주제는 2024년 10월 말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 BRICS 회담에서 주요 의제로 논의되었다. 

 

▶ 그림1. 2024년 BRICS+ 회원국은 세계 GDP와 수출량의 약 ¼를, 세계 인구 거의 절반을 차지했다.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 사이에서, 중국과 러시아는 영향력을 확대하고 대외적 지지를 강화하기 위해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나라들이다. 중국은 아프리카 국가들의 호의를 얻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으며, 지난 한 해에만 아프리카 국가 및 금융 기관에 46억 1천만 달러를 지원했다. 글로벌 사우스에 속한 국가들의 철도 및 위성 네트워크 등 주요 인프라에 투자하는 ‘일대일로 프로젝트(Belt and Road Initiative)’를 통해, 지난 10년 간 대규모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현재 155개국이 참여하고 있으며, 이는 세계 인구의 75%이자 세계 GDP의 절반 이상이다. 


중국의 불공정한 대출 관행과 프로젝트 투명성 부족에 대한 비판도 있지만, ‘일대일로 프로젝트(Belt and Road Initiative)’는 많은 투자 수혜국들의 긍정적 평가를 얻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로, 2023년 갤럽 조사에 따르면 아프리카에서 중국에 대한 지지율이 2022년 52%에서 2023년 58%로 상승했으며, 이는 미국의 지지율(56%)을 소폭 앞서는 수치다.


러시아 역시 아프리카와 라틴 아메리카에서 영향력 캠페인을 통해 입지를 넓히고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앙골라, 에티오피아, 남아프리카공화국, 잠비아의 응답자 중 70%가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가 식량 및 에너지 위기의 주요 원인이라고 믿고 있었는데, 이는 러시아의 허위 정보 유포전의 결과로 보인다. 또한 러시아는 아프리카의 오랜 반식민주의 정서를 이용해 사헬 지역의 반(反)서방 정서를 강화하고, 반(反)프랑스 정치 운동을 지원하고 있다. 러시아를 등에 업은 용병들은 여러 서아프리카 정부 반란군 진압 세력으로 활동하며 프랑스의 보안 서비스를 대체하고 있으며, 아프리카 군 혹은 정부 고위직의 개인 경호 업무까지 제공하는 사례까지 있었다. 중국 또한 라틴 아메리카 대중을 대상으로 SNS를 통해 친중국 성향의 메시지를 전파하고 있다. 이런 노력에 더해 중국과 남미 국가 간 무역 동맹까지 증가하며, 남미 지역 내 중국의 영향력은 계속 강화되고 있다. 

 

 

부상하는 글로벌 사우스의 지정학적 및 경제적 파급 효과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 강력한 제재를 시행했다. 그러나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은 이러한 제재에 대체로 관여하지 않거나, 자국의 이익을 강화하기 위한 기회를 모색하는 쪽을 선택했다. 예를 들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전, 인도는 전체 원유 수입량의 0.2%만 러시아에서 수입했으나, 2022년 말에는 인도의 전체 원유 구매량의 약 23%를 러시아에서 수입하게 되었다. 뉴아메리카(New America)의 CEO 앤 마리 슬로터(Anne-Marie Slaughter)의 분석에 따르면, 글로벌 사우스에게 우크라이나 전쟁은 ‘대부분의 미국과 유럽 분석가들이 인정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큰 세계 질서의 전환’을 상징한다. 


국제 정책 연구소인 채텀 하우스(Chatham House) 또한 ‘서구 자유민주주의 모델’이 약화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특히, 미국과 다른 서방 국가에서 양극화 문제가 심화되고 있는데, 이는 글로벌 사우스가 자국의 독립적인 지정학적 미래를 그리고자 하는 주된 동기가 되고 있다. 경제정책연구센터와 스팀슨 센터(Stimson Center, 비영리 세계 평화 문제 연구 센터)의 연구진들은 ‘글로벌 사우스가 부상하고 있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중국의 경제력 및 군사력의 증가, BRICS+ 블록의 확장, 그리고 라틴 아메리카가 미국의 지역적 영향력에 도전하고자 하는 욕구 증가의 결합 때문이다. “수십년 간 이어져 온 미국의 패권기를 지나, 다극화된 세계 질서가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 비록 정확한 윤곽은 아직 드러나지 않았지만 말이다.”


그렇다면 새로운 다극 질서는 글로벌 사우스에게 무엇을 의미할까? 이는 경제적으로 심오한 의미를 지닌다. 2000년 만해도 중국, 인도, 아세안(ASEAN) 국민 중 단 1억 5천만 명만이 중산층 생활 수준을 영위했다. 그러나 오늘날 그 수치는 약 15억 명으로 급증했는데, 이는 서방 국가들의 총 인구 2배에 달한다. 또한 2030년에는 지금의 2배인 30억 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블록 간 무역 패턴도 진화하고 있다. 브루킹스(Brookings) 연구소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 글로벌 사우스 국가 간(남-남) 무역이 처음으로 선진국 간(북-북) 무역을 추월했다. 현재 글로벌 무역의 35%가 남-남 무역이며, 북-북 무역은 단 25%에 불과하다. 


증가한 남-남 무역만이 글로벌 사우스의 경제를 긍정적으로 전망하게 하는 유일한 요소는 아니다. 동남아시아는 중국발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한 ‘차이나 플러스 원’ 투자 전략의 최대 수혜 지역이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싱가포르, 베트남에 대한 외국인 직접 투자는 2023년 2,360억 달러였는데, 이는 2020년에서 2022년 사이 연평균 1,900억 달러에 비해 크게 증가한 수치다. 인도 또한 글로벌 기업들의 공급망 다각화 전략의 수혜를 얻고 있는 나라다. 애플, 삼성, 기아, 보잉, 지멘스, 도시바를 포함한 많은 기업들이 인도로 생산 거점을 옮겼다. 


라틴 아메리카 또한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공급망을 다각화하려는 글로벌 트렌드 혜택을 누리고 있는데, 특히 멕시코가 가장 큰 수혜국이다. 멕시코발 미국 수출은 2020년부터 2024년 중반까지 연간 약 20% 증가한 데 반해, 중국발 미국 직접 수출은 2020년 17.7%에서 2024년 중반 13.5%로 감소했다. 아프리카 또한 경제적 역동성이 개선되는 중이다. 2025년에서 2030년 사이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할 국가 25개국 중 11개국이 아프리카에 속한다(그림2). 만약 이 지역들이 경제적 다각화 전략을 활용해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가는 동시에 재정 상태를 안정화하고 민간 소비를 증진시킨다면, 미래 경제 전망에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전망된다.

 

▶ 그림2. 2025년부터 2030년 사이 가장 빠르게 성장할 25개국 중 약 45%가 아프리카에 속한다.


전망


앞서 살펴 본 이유로, 글로벌 사우스는 지금 변곡점에 와 있다. 향후 5년 간, 글로벌 사우스는 경제 성장과 정치적 영향력을 활용하여 새로운 길을 개척하게 될 것이다. 물론 BRICS+와 같은 유형의 협정을 통해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이 지속적으로 협력을 이어갈 것인지 여부는 불확실하다. 특히, 그들의 문화적, 언어적 다양성을 고려할 때는 더욱 그렇다. 그러나 정치적, 경제적 전략에 대한 지속적인 조정은 세계 무대에서 이들 국가의 영향력을 증폭시킬 것이며, 오랜 기간 굳어졌던 세계 패권 질서를 뒤흔들 가능성이 있다. 

 

 

비즈니스 시사점

 

  1. 글로벌 사우스에 투자하라.  
    글로벌 사우스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지정학적 불확실성 시기에 많은 국가가 비동맹 전략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성장하는 시장과 새로운 소비자층을 찾고자 하는 기업은 이 지역에서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2. 젊고 역동적인 노동력의 기회를 활용하라.  
    선진국의 노동 인구의 양과 질이 감소하고 있는 반면, 글로벌 사우스의 노동인구는 증가세를 보인다. 예를 들어, 인도는 향후 10년 간 세계 노동력의 24.3%를 차지할 전망이다. 생산 거점을 인도로 이전하는 기업은 이러한 변화를 긍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3. 공급망 다각화 전략을 아시아를 넘어 확장하라.  
    미-중 갈등이 심화되면서, 많은 기업들이 생산 거점을 베트남과 인도로 이전하고 있다. 하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아시아를 넘어 아프리카 일부 지역이나 라틴 아메리카의 신흥 테크 허브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략적으로 다양한 글로벌 사우스 국가를 활용하는 기업이 새로운 질서 속 경제적 우위를 점할 것이다.

 


2. 관세 전쟁 시대의 도래

 

관세 적용이 성행하고 있다. 산업 정책은 내수 시장 회복력을 높이기 위한 수단이지만, 수출입 품목에 정부가 관세를 적용하는 것은 보복의 위험을 수반한다. 예를 들어, 2024년 9월 캐나다가 중국 상품에 대해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후, 중국은 이에 맞서 ‘반차별’ 조사를 발표했다. 또 2024년 5월 바이든 행정부는 3천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 기존 관세를 유지하면서 미-중 무역 긴장을 고조시켰다. 미국 내에서는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자국 제조업을 보호하기 위해 관세 정책을 지속 추진할 예정이지만, 적용 범위와 강도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향후 5년 간은 이러한 보복성 관세 전쟁이 세계 곳곳에서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경제 성장 둔화, 인플레이션 심화, 지정학적 긴장 고조, 공급망 위기, 기업 및 소비자 비용 증가 등 상당한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정 수준의 관세는 내수 산업을 보호하고 경제 회복력을 높이는 데에 기여할 수 있다. 

 

 

국제 무역 정책에서 점점 중요해지는 관세의 역할


20세기 초, 관세는 미국 정부의 주요 수입원이었다. 1930년의 스무트-홀리(Smoot-Hawley) 관세법이 당시 정책의 대표적인 사례다. 미국 농업 및 타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인상하기 위해 제정된 이 법안은, 현재는 미국의 대공황을 악화 시킨 주 원인으로 널리 비난 받고 있다. 이 법은 1929년부터 1934년 사이 세계 무역을 무려 66%나 감소시켰으며, 국제 협력을 망치고, 은행들을 회생 불가 상태로 만들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은 노선을 바꿔, 22개 국가가 상호 간의 국제 무역을 촉진하고 관세 인상을 억제하는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 협정(GATT)’에 가입했다. 관세 인하는 냉전 종식 이후 가속화되었으며, 덕분에 세계화와 자유 무역이 세계 경제의 최전선으로 부상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후 수십 년 간, 전세계 많은 국가에서 이 원칙에 대한 반발이 높아지고 있다. 2018년 첫 번째 트럼프 행정부는 불공정 무역 관행과 지적 재산권 도용, 무역 불균형, 국가 안보 우려를 이유로 여러 제품, 특히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인상하여 무역 전쟁을 촉발했다. 바이든 행정부 또한 트럼프 시절의 대중국 관세를 유지했고, 2024년 5월 철강, 알루미늄, 의료 장비, 전기차, 리튬이온 배터리, 태양 전지에 대한 관세를 인상했다(그림3). 게다가 2024년 9월 ‘최소 면제 조항’을 적용하는 상품 유형을 제한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역사적으로 이 조항은 800달러 미만  소액 수입품에 대해 관세를 면제해주기 위한 목적이었으나, 최근에는 일부 중국 기업들이 높은 관세를 피하기 위한 수법에 악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 그림3. 수출품에 대한 미-중의 상호 관세는 2018년 무역 전쟁 발발 이후로 계속 인상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만 관세를 인상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EU는 2024년 9월 중국의 보복에 대한 우려를 무릅쓰고, 중국산 전기 자동차에 최대 45%의 관세를 부과할 것을 발표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중국은 EU산 브랜디에 대한 보복성 관세 적용으로 대응했으며, 자동차, 돼지고기, 유제품을 포함한 다른 EU 수입품에 대한 관세도 고려하고 있다.


2023년 이후, 아르헨티나, 브라질, 인도, 베트남, EU는 중국에 대한 반(反)덤핑 및 반(反)보조금 조사를 시작했다. 또한 브라질, 캐나다, 인도네시아, 멕시코, 남아프리카, 튀르키예, 미국, EU는 모두 중국산 전기 자동차를 포함한 고부가가치 수입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했다.


특히 저가 상품과 관련해 중국의 생산 과잉이 지속되면서, 많은 아시아 국가에서도 중국에 대해 더 강한 보호주의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태국, 인도네시아, 한국은 자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저가의 중국산 소비재가 범람하는 사태를 맞이했다. 이에 대응해, 태국은 최근 1,500바트(41달러) 미만 수입품에 대해 7%의 부가가치세 적용을 승인했다. 인도네시아는 미국의 정책을 인용하여 중국산 상품에 대해 200%의 관세를 제안했는데, 이는 지난 6월 자카르타에서 수천 명의 노동자들이 벌인 중국산 수입품 반대 시위에 대한 후속 조치이다.

 

 

관세 전쟁의 승자와 패자


많은 경제학자는 관세가 특히 정부의 주요 수입원으로 사용되는 경우, 비생산적이며 심지어 높은 경제적 비용을 초래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동시에, 관세가 특정 상황에 놓인 일부 국가에게는 이익이 된다는 것 또한 맞는 말이다. 예를 들어, 미-중 무역 전쟁의 방관자 위치에 있는 일부 ‘제3국’의 경우, 타국으로의 수출량을 증가시킬 수 있다. 실제로 UCLA 연구에 따르면, 베트남, 태국, 한국, 멕시코는 미-중 관세의 영향을 받는 품목에 대해 대체품을 제공함으로써 수출량이 크게 증가했다. 그러나 미-중 관세 품목의 원재료 등 보완재를 수출품을 가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콜롬비아 등은 오히려 수출 감소를 겪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모든 제3국 중 무역 전쟁으로 인해 가장 큰 혜택을 얻고 있는 국가는 멕시코로, 멕시코의 대미 수출은 기록적인 수준에 이르렀다(그림4). 2024년 3분기 무역 데이터에 대한 CNBC 분석에 따르면, 중국 제조업에 사용되는 재료 및 부품 등 조립 제품의 중국-멕시코 간 물동량이 증가했다. 이는 미국의 높은 관세를 피하기 위한, 이른바 중국의 우회 수출의 증거라고 볼 수 있다. 이로 인해 증가한 화물 운송 덕분에 비즈니스 기회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 ‘뒷문‘은 얼마 안 가 폐쇄될 지도 모른다. 2024년 7월, 미국과 멕시코는 중국 및 타 국가가 멕시코 우회로를 활용해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를 피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를 발표했다. 새로운 트럼프 행정부 또한 다가오는 2026년 USMCA 무역 협정 재협상에서 이 문제를 우선순위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 

 

▶ 그림4. 2023년, 멕시코 대미수출이 중국의 대미수출을 넘어섰다.


전반적으로, 관세 인상의 부작용은 상당히 크다. 주로 소비자, 기업, 환경,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들이 피해를 입게 된다. 향후 관세의 규모와 범위는 예측할 수 없으나, 이로 인한 비용이 높다는 것은 예측 가능하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PIIE)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중국발 수입품에 60% 관세를 부과하고 그 외 국가 수입품에 최대 20%의 전면적인 관세를 부과할 경우, 일반적인 미국 가정이 연간 2,600달러 이상의 비용을 부담하게 된다. 소비자의 구매력이 감소하면, 기업 또한 물가 상승, 생산 감소, 고용 하락의 영향을 받게 된다.


더불어, 단기적으로 공급망 혼란이 초래될 가능성이 높다. 만약 높은 관세가 지속될 경우, 모든 수입업자와 수입 중간재 구매자가 계약을 재협상하고, 공급망을 재구성하며, 관세 면제를 위한 로비를 해야 한다. 이는 비즈니스의 효율성을 낮추고 비용 부담 또한 높이는 방식이다.


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들이 관세 인상 및 탈세계화로 인한 피해를 입게 된다. WTO 추정에 따르면, 1995년부터 2022년 사이 빈곤국과 중진국의 세계 무역 점유율이 21%에서 38%로 증가했고, 이들 국가 간 무역의 세계 무역 점유율은 1995년 5%에서 2021년에는 무려 19%로 상승했다. 그러나 최근 관세 인상으로 인해 이들의 무역 수치 또한 주춤하는 모습이다. 예를 들어, 2018년 미국은 상대국의 경제 규모나 발전 수준에 관계없이 모든 국가의 수입 철강에 대해 25%의 동일 관세를 부과했다. 이로 인해, 관세 부과 이전 6개월 동안 미국에 철강을 수출했던 27개 저개발국 중 5개국이 관세 부과 후 6개월 간 미국 수출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저개발국과의 무역이 자국민의 일자리를 빼앗고 임금을 낮춘다는 이유로 선진국들이 보호주의 정책을 지속할 경우, 빈곤국의 경제 위기는 더욱 심화될 것이다. 

 


전망


대다수의 경제학자가 글로벌 관세 인상이 비효율을 초래하며 경제 성장을 저해한다는 점에 동의한다. 미국 조세 재단(the Tax Foundation)은 트럼프-바이든 관세로 인해 장기적으로 GDP가 0.2%, 자본금이 0.1% 감소할 것이며, 14만 2천 개의 정규직 일자리가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 10월, IMF의 세계경제전망(World Economic Outlook)은 높은 관세가 2025년 중반까지 이어질 경우, 내년 경제 생산량에 0.8% 손실이 예상되며, 2026년에는 1.3%의 추가 손실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관세는 세계적으로 광범위한 연쇄 효과를 미친다. 관세 전쟁으로 인한 메커니즘이 확산되고 있으므로, 국가와 기업 모두 이에 지속적으로 대처해야 할 것이다.

 


비즈니스 시사점

 

  1. 공급망 내에서 관세 및 보복 조치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을 파악하라.  
    보복성 관세가 계속 시행되고 있으므로, 기업은 자사 운영에 미국의 관세 정책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과 리쇼어링으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영역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2. 관세 우회를 피하라.  
    관세 회피 수법 및 최소 면제 조항에 대한 제재 강화는 관세를 피하려는 시도가 앞으로 더 큰 후폭풍을 맞이하게 될 것임을 시사한다. 기업은 전략적으로 규제 변화를 지속 모니터링하며 정부 기준을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

     
  3. 소비자 영향을 고려하라.  
    일부 기업은 관세로 인한 추가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선택을 하곤 한다. 무조건 가격을 동결하기는 쉽지 않으나, 고객의 충성도를 유지하려는 노력이 핵심이다. 제품 가격이 업계 평균 대비 적절한지 확인하는 실사 캠페인을 진행하고, 소비자가 감당할 수 있는 가격 인상 범위를 파악해야 한다.

 


3. 진화하는 부정부패: 리베이트에서 딥페이크까지 

 

글로벌 부정부패는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정부나 글로벌 기업의 최고위층부터 소규모 기업과 일반인의 일상에 이르기까지 사회 곳곳에서 계속 되고 있다. 그러나 부정부패는 그 규모에 관계 없이 사회를 좀먹는 원인이다. 사회적 신뢰 수준을 떨어 트리고, 효과적인 거버넌스를 방해하며, 사회적 문제를 촉발하기 때문이다. 국제 투명성 기구(Transparency International)의 2023년 부패인식지수에 따르면, 심각한 부정부패 문제를 겪는 국가가 전세계 2/3 이상이다. 대부분의 국가가 지난 10년 간 전혀 나아지지 않았거나 오히려 더 악화되었으며, 지수에 포함된 23개국은 심지어 역대 최저 점수를 기록했다. 민주주의 국가와 독재 국가를 막론하고, 부패한 리더 및 범죄자에 대한 처벌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었다. 그렇다면 부정부패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기술은 정부의 투명성의 수준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 정부, 시민 사회, 민간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

 

글로벌 부정부패의 현 주소


2024년 U.S. News가 선정한 ‘최고의 국가’ 순위에서 러시아, 이란, 콜롬비아, 멕시코, 짐바브웨가 가장 부패한 상위 5개국으로 지목되었다. 부정부패가 저개발국만의 문제라고 생각하곤 하지만, 최근 선진국 또한 정부 투명성이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국제 투명성 기구의 최신 부패인식지수에서 스웨덴(82), 네덜란드(79), 아이슬란드(72), 영국(71) 등 선진 민주주의 국가들이 2012년 지수가 처음 발표된 이후 역대 최저 점수를 기록했다. 실제로 최근 가장 주목받았던 부패 스캔들은 덴마크, 독일, 스웨덴을 포함한 EU 선진국들의 은행을 통한 자금 세탁과 관련이 있었다. 이 스캔들은 EU 차원의 자금 세탁 방지 기관이 신설되고 있는 계기가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유럽 및 EU는 여전히 국제 투명성 기구 기준 세계에서 가장 부패가 적은 지역인 반면, 동유럽 및 중앙 아시아는 가장 부패한 지역으로 평가 받는다(그림5).

 

▶ 그림5. 서유럽과 EU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대부분의 국가가 심각한 공공 부패 문제를 겪고 있다.


역사적으로 민주주의와 반부패 정책에 자부심을 가졌던 미국조차도, 정치인 및 기업인들 사이에 의심스러운 행동이 목격되고 있다. 미국은 2023년 부패인식지수 69점을 기록했다. 이는 2020년과 2021년에 기록한 최저점인 67점에 비해 약간 상승했다고 볼 수 있지만, 2012년에서 2019년 사이 평균 점수였던 73점에 비하면 크게 하락한 것이다. 예를 들어, 지난 9월 에릭 애덤스(Eric Adams) 뉴욕 시장이 연방 부패 수사에 기소되었는데, 애덤스와 그의 선거 캠프가 튀르키예 정부와 공모하여 불법 해외 기부금을 수수했다는 의혹 때문이다. 미국은 민간 부문의 부패 문제에서도 결코 자유롭지 않은 상황이다. 버니 매도프(Bernie Madoff)와 엘리자베스 홈스(Elizabeth Holmes)에서부터 마사 스튜어트(Martha Stewart)와 샘 뱅크먼-프리드(Sam Bankman-Fried)에 이르기까지 개인 부패 범죄 스캔들 또한 많았기 때문이다.

 

생성형 AI의 등장과 점점 더 교묘해지는 인터넷 사용자들의 딥페이크 수법은 전세계 부정부패 문제를 악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프리덤 하우스(Freedom House)의 2023년 ‘인터넷상의 자유’ 보고서에 따르면, 집권 기간 동안 온라인 여론을 유리하게 조작하기 위해 댓글 부대를 동원한 정부가 최소 47개라고 밝혀졌는데, 이는 10년 전에 비하면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또한 지난 해에만 16개국이 넘는 나라에서 상대 진영에 대한 비난과 의혹을 퍼트려, 여론에 영향을 주는 목적으로 AI 기술이 사용되었다. 예를 들어, 2023년 슬로바키아 선거에서는 자유주의 후보가 술값을 인상하고 선거 조작 논의를 계획하는 듯한 오디오 녹음이 페이스북을 통해 유포되었는데, 생성형 AI를 이용해 조작된 것으로 밝혀졌다. 2024년 초에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뉴햄프셔 유권자들이 투표하는 것을 막기 위해 바이든 대통령을 사칭하는 보이스 피싱 범죄가 발생하기도 했다.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한 가짜 뉴스 혹은 사칭 범죄는 정치적 양극화를 심화 시키고, 폭력을 선동하며, 조작에 취약한 계층을 교묘하게 이용해 사회 질서를 해치고 있다.


일부 산업은 심각한 부정부패 리스크에 직면해 있다. 예를 들어, 광물업의 경우 공급망 전반이 부정부패에 매우 취약한데, 대부분의 채굴이 뇌물이 만연하며 적절한 감사가 이루어지지 않는 저개발국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OECD 보고서에 따르면, 범국가적 뇌물 사건의 다섯 건 중 한 건이 채굴 부문에서 발생한다. 최근 많은 국가가 에너지 전환에 필요한 광물을 확보하기 위해 각축을 벌이고 있어, 이러한 문제는 앞으로 더 심각해질 가능성이 높다.


일부 국가의 경우, 국가 질서를 바로잡으려는 시도 자체가 부정부패의 촉매제가 되고 있다. 엘살바도르에서는 나이브 부켈레(Nayib Bukele) 대통령이 갱 관련 폭력을 엄중히 단속함으로써 살인율이 2019년 10만 명당 38건에서 2022년 7.8건으로 급감했지만(같은 해 라틴 아메리카 평균은 16.4건), 이는 엘살바도르 국민들의 인권, 시민의 자유, 민주주의를 희생시킨 덕분이었다.

 

 

부정부패 척결을 위한 새로운 기술과 방법들


생성형 AI는 부패의 도구가 될 수도 있지만, 퇴치를 위해서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멕시코와 우크라이나에서는 정부 조달의 부패 또는 사기 위험성을 식별하기 위한 AI 어플리케이션을 파일럿 테스트하고 있다. 브라질 감사원은 사회보장번호를 활용해 공무원들의 부패 행위 위험성을 추정하는 머신 러닝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했다. 그리고 콜롬비아와 이탈리아의 연구자들은 지도 머신 러닝(SML) 기술을 사용하여 부패 가능성이 높은 계약서를 식별해 조사관에게 알림을 보내는 기술을 개발했다.


정부 및 민간 단체들도 부패 퇴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03년에는 법적 구속력이 있는 유일한 국가 공통 반부패 협정으로, UN 반부패협약(UNCAC)이 채택되었다. 지난 20년 간, 이 협약을 기반으로 초국가적 부패 및 자산 회수 사건과 관련해 국제 협력을 강화하고 국가 차원에서 반부패 규제를 촉진해오고 있다. 각국 정부도 반부패 이니셔티브에 기술적 진보를 활용하는 성공적인 사례가 많아졌다. 불가리아 보건 당국은 의료계 부패와 예산 남용을 퇴치하기 위한 조치로 시민들이 휴대폰을 통해 자신의 건강 기록에 빠르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르완다의 이렘보(Irembo) 블록체인 기술은 공공 서비스의 투명성을 높이고 부패가능성 낮추기 위해 많은 서비스를 디지털화했다.


공공 부문과 민간 부문 모두 부패 퇴치를 위해 적극적으로 협력할 필요가 있다. 매년 Kearney에서 발표하는 FDI 신뢰지수®에 따르면, 비즈니스 리더들이 해외 직접 투자를 결정할 때 정부 투명성과  낮은 부정부패를 다른 요인들보다 더 중요하게 평가한다는 일관된 결과가 밝혀졌다(그림6). 투명한 운영 환경을 조성하는 공공-민간 파트너십의 예로 부정부패 퇴치를 위한 글로벌 이니셔티브인 OECD의 민간 부문 활성화(GPS)가 있다. GPS에서 주최하는 공공-민간 부문 협력 포럼인 반부패 리더스 허브(ACLH)에서는 다국적 기업의 70명 이상의 최고 준법 책임자(CCO)와 정부 고위층, 시민단체 대표가 모여 부정부패 척결을 위한 최우선 과제를 논의한다. 민간 기업 주요 회원으로는 오라클, 지멘스, 구글, 이베르드롤라(Iberdrola) 등이 있다.

 

▶ 그림6. 정부 투명성과 낮은 부정부패 수준은 투자자가 해외 직접 투자를 결정할 때 상당히 중요한 요소이다.


 

민간 기업 차원에서도 부정부패를 강력하게 관리할 수 있다. 사실, 기업의 경우 부패에 대한 엄중 처벌을 피하는 것이 핵심이다. 2010년, 랄프 로렌(Ralph Lauren Corporation)은 아르헨티나의 자회사가 아르헨티나 정부 관료들에게 뇌물을 제공했다는 증거를 발견했을 때 부정부패 척결의 의지를 보여주었다. 본사는 이 정보를 미국 법무부(DoJ)와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신속하게 공개했다. 이 협조 덕분에 총 160만 달러라는 상대적으로 가벼운 벌금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특히 오늘날 비즈니스에서 환경, 사회, 거버넌스(ESG)에 대한 강력한 관리는 기본이다. 따라서 부정부패를 제대로 관리하는 것이 곧 브랜드 평판 관리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길이다.

 


전망


부정부패는 전세계적으로 여전히 만연하며, 첨단 기술로 인해 이 흐름은 2030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딥페이크, 허위 사실 유포 등 악의적인 AI 사용은 가짜 뉴스를 확산시켜 사회적 부패를 조장할 수 있다. 반면, 첨단 기술은 디지털 공공 금융에서 AI 기반 사기 추적 등 부정부패 감소 목적으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어떤 경우이든, 부정부패 퇴치를 위한 정부와 기업의 협력은 특히 주요 광물 채굴 등 취약 산업에서 중요하다. 채굴 산업 투명성 이니셔티브(EITI)와 국제 광업 및 금속 협의회(ICMM)와 같은 공공-민간 이니셔티브가 채굴 부문의 투명성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에너지 전환이 강화됨에 따라 이러한 이니셔티브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또한, 거버넌스 문제가 계속해서 공공 신뢰를 약화시키고 민주주의 후퇴를 야기하면서, 정책 입안자들과 국제 기구가 정부 기관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반부정부패 정책을 시행하는 것은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다.

 

 

비즈니스 시사점

 

  1. 투명성을 비즈니스 필수 사항으로 인식하라.
    단순히 옳은 일을 하는 것 외에도, 뇌물 방지 및 부정부패 반대 캠페인 참여 또한 기업 평판과 재정에 이익을 가져온다. 소비자들은 윤리적인 기업의 제품을 구매할 가능성이 훨씬 더 높기 때문이다.

     
  2. 공급망의 모든 수준에서 투명성을 모니터링하라.  
    일부 산업의 경우, 부정부패가 원자재 조달부터 유통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공정한 임금, 인신매매 방지, 그리고 인권 보장의 기준과 감시인을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 될 것이다.

     
  3. 공공-민간 파트너십에 참여하라.  
    전 세계를 막론하고 정부가 부정부패를 확인하고 퇴치하려면 민간 부문의 도움이 필수적이며, 이는 양측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 예를 들어, 펄 이니셔티브(Pearl Initiative)는 걸프 지역 전체의 기업 책임과 투명성을 증진하기 위해 공공 및 민간 부문 리더들을 소집한다.

 

 

4. 에너지 수요 폭증: 세계는 21세기 전력 수요를 감당할 수 있을까? 

 

전세계적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4년에 세계 전력 수요가 4%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이는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연간 성장률로, 2023년의 2.5%보다 크게 상승한 수치다. 더 나아가, IEA의 World Energy Outlook 2024에 따르면, 향후 10년 간 세계는 매년 일본의 연간 에너지 수요와 맞먹는 전력을 추가로 필요로 할 것이라고 한다.


이토록 눈에 띄게 전력 수요가 증가하는 원인은 무엇일까? AI 기반 데이터 센터, 전기차(EV) 등 첨단 기술의 도입, 그리고 극단적인 기후 확산이 주요 촉매제이다. EV의 전력 수요만 해도 2030년까지 630% 증가가 예상된다. 이처럼 폭증하는 전력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비용 또한 매우 크다.


간단히 말해, AI와 청정 기술 제조업의 붐은 전력망을 한계로 몰아가고 있다. 미국 조지아 주에서는 산업용 전력 수요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으며, 향후 10년 간 전력 사용량은 현재 사용량보다 17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에서는 2023년 총 에너지 소비량이 전년 대비 6.5% 증가했으며, 이는 지난 10년 평균인 3.4%를 훨씬 웃돌았다. 또한 중국은 4년 연속 GDP 성장률을 초과하는 전력 수요 증가를 기록했다. 인도에서는 강수량 부족과 석탄 화력발전소(3.6GW) 가동 지연으로 수력 발전량이 급감하면서, 지난 2024년 6월 14년 만에 대규모 전력 부족이 발생했다. 기술 발전과 함께 전력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정부와 기업은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이 수요를 충족하고 관련 위험을 완화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했다.

 

 

변화하는 전력 공급 및 수요의 과제


첨단 기술의 도입은 전력 수요를 증가시키고 있다. 골드만삭스 리서치에 따르면, AI로 인한 데이터 센터의 전력 소비량은 2023년에서 2030년 사이 매년 약 200TWh(테라와트시)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2028년까지 AI는 글로벌 데이터 센터 전력 수요의 약 19%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며, 실제로 모건 스탠리는 생성형 AI만으로 향후 3년 간 글로벌 전력 수요가 5배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그림7). 놀랍게도, 2030년 유럽 데이터 센터의 전력 총 수요량은 현재 포르투갈, 그리스, 네덜란드의 총 소비량을 합친 것과 같은 양이 된다. 특히 미국에서는 데이터 센터 부하 증가가 주요한 전력 수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IEA는 데이터 센터의 전력 소비가 전체 미국 전력 수요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22년의 4%에서 2026년에는 6%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라이스태드 에너지(Rystad Energy)는 미국의 데이터 센터 및 반도체 공장 확산으로 인해 미국의 전력 수요가 2023년의 177TWh에서 2030년에는 307TWh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 그림7. 오직 생성형 AI만으로 글로벌 전력 수요는 향후 3년간 5배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전력망은 이러한 전력의 수요를 따라잡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데, 특히 노후화된 인프라가 문제다(그림8). 남아프리카공화국이 그 대표적인 사례로, 급격히 노후화된 발전소가 전력을 충분히 공급하지 못하면서 의도적인 정전(load shedding)을 계속 경험하고 있다. 그 결과 하루 최대 12시간 정전이 발생했으며, 이는 2023년에 하루 최대 약 8억 9천9백만 랜드(5천 1백만 달러)의 손실을 초래한 것으로 추정된다.

 

▶ 그림8. 북미와 유럽의 전력망은 최대 40년 가까이 노후화되었다.


EV 확산도 전 세계적으로 주요한 전력 수요 증가 요인이다. 특히 중국, 유럽, 미국에서 EV 채택이 급증하면서, EV로 인한 글로벌 전력 수요가 2030년까지 무려 63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적으로 EV는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중요한 요소지만, 대규모 보급은 전력망에 부담을 준다. 중국에서는 EV 충전 및 배터리 교체로 인한 전력 수요가 2024년 상반기에만 연간 기준 64% 증가했다. 그리드 분석 기업 케바라(Kevala)는 캘리포니아 주 하나가 EV목표를 달성하려면 전력망 업그레이드를 위해 2035년까지 약 500억 달러를 투자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 넓게 보면, 미국 교통 부문의 전력 소비량은 EV 확산으로 인해 2023년의 18.3TWh에서 2030년에는 131TWh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극단적인 기상 현상 또한 전력 수요를 증가시키고 있다. 세계 여러 지역에서 에어컨 사용이 늘어나면서 수요 증가의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 2024년 상반기 지구 곳곳에서 발생한 강렬한 폭염은 이미 취약한 전력 시스템에 상당한 부담을 준 것으로 밝혀졌다. IEA 에너지 시장 및 보안 국장인 사다모리 케이스케(Keisuke Sadamori)는 “올해와 내년에 글로벌 전력 수요는 지난 20년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이며 이는 전력의 역할과 폭염의 영향이 우리 경제에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인도의 경우 경제 활동 증가와 폭염으로 인해 올해 전력 수요가 무려 8%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2024년 5월 발생한 폭염으로 인해 멕시코 21개 주에서 정전이 발생했고, 이로 인해 폭스바겐 AG 푸에블라 공장에서 4시간 동안 생산이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러한 현상은 전반적으로 폭염으로 인해 에너지 사용량이 증가하고, 다시 기후 위기를 가속화하는 악순환의 결과를 초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만 해도, AI 데이터 센터와 EV 보급 확대로 인한 전력 수요 급증에 대비하려면 전력 생산량을 현재의 2배까지 늘려야 한다. MS, 메타, 구글은 2030년이 되기 전까지, 아마존은 2040년까지 탄소 중립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전력 수요 급증 때문에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다. 구글과 UC버클리의 연구에 따르면, 오픈AI의 GPT-3 모델 학습 과정에서 552 메트릭톤(metric ton)의 탄소가 배출되었으며, 이는 자동차 112대가 1년 간 배출하는 양이다. 2023년 구글의 데이터 센터의 총 전력 소비량은 17% 증가했다. 지난 5월, MS는 새로운 데이터 센터 건설로 인해 2020년 이후 탄소 배출량이 30%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전력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해결책
 

급증하는 수요를 충족할 수 있다는 낙관적인 전망도 존재한다. 많은 정부와 기업이 전력망(그리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지속 가능한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연방 및 주 정책 입안자들이 첨단 송전 기술(ATT)을 사용하여 그리드 용량을 향상시키고 있다. ATT는 송전선의 전력 운송 능력을 높이며, 송전탑이나 변전소와 같은 전통적인 송전 인프라보다 더 빠르고 저렴하게 배치할 수 있다. 미국 에너지부에 따르면, ATT는 전력 기업과 주 정부에 송배전 비용을 약 350억 달러까지 절감할 수 있게 해준다. 2023년 11월 발표한 EU의 그리드 액션 플랜은 EU 전력망을 확장, 디지털화, 활용성을 높이는 과제 해결을 목표로 한다. 그리고 벨기에와 네덜란드와 같은 국가들은 풍력, 태양광 등 재생 에너지를 더 많이 활용하기 위해 첨단 컨덕터를 널리 도입하고 있다.


중국도 전력망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데, 2024년 7월까지 37개의 주요 송전선 완공을, 연말까지 33개의 추가 송전선 건설 착수를 목표로 전력망 프로젝트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전력망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게 된 계기는 현재 태양광 발전소가 시스템 과부하로 인해 전원 차단하는 상황이 잦아지면서, 신뢰할 수 있는 재생 에너지 발전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민간 부문도 전력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 전통적인 전력망 구조가 흔들리면서, 많은 기업들이 오프그리드(off-the-grid) 이니셔티브로 전환하고 있다. 2024년 9월, MS는 스리 마일 아일랜드(Three Mile Island) 원자력 발전소의 운영을 재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구글과 아마존은 증가하는 AI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소형 모듈형 원자로(SMR)를 사용할 계획이다. 지구 내부의 열을 이용하는 지열 에너지도 전력 생산 증가에 기여할 수 있다. 2023년 구글은 지열 에너지를 사용해 데이터 센터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퍼보 에너지(Fervo Energy)와 계약을 체결했다. 일부 전력 공급업체들은 전력망을 개선하기 위해 디지털 트윈과 같은 혁신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투자자 소유 전력 기업 중 하나인 독일의 다국적 기업 E.ON은 DNV와 협력하여 110kv 전력 변압기의 디지털 트윈을 만들었고, 이를 통해 운영 비용 절감과 효율적인 자산 관리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스타트업 VEIR는 전통적인 송전선과 동일 수준의 전력을 더 먼 거리에 전송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전망


AI 사용의 급격한 증가 등 기술 혁신이 가속화되면서, 전력 수요는 계속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다. 정부와 기업이 수요에 맞추기 위해 신속하게 행동하지 않으면 미래의 혁신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 규제 기관과 기업들의 과제는 전력망 용량 문제 극복을 위해 노력하면서, 동시에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한 해결책을 찾아야만 한다는 것이다. 지열 발전의 새로운 혁신이나 소형 모듈형 원자로(SMR) 및 원자력 발전과 같은 과거 기술의 변형이든, 또는 디지털 트윈과 같은 첨단 기술의 도입이든 새로운 전력 환경이 곧 우리 눈 앞에 펼쳐질 것이다.

 

 

비즈니스 시사점

 

  1. 전력망에 대한 압력을 줄여라.  
    친환경 기업이라면, 전세계 전력망이 전력 수요의 급증을 처리할 수 있을 때까지 에너지 사용량을 줄여야 한다. 조명, 난방, 에어컨을 자동 모니터링하고 조절하는 디지털 빌딩 관리 시스템(BMS)을 설치하는 방법을 활용할 수 있다.
     
  2. 정부 규제를 준수하라.  
    정부가 전력망을 업그레이드하고 에너지 사용을 줄이려고 하고 있으므로, 기업 또한 규제를 준수해야 한다. 전력 공급 업체들은 급박한 요구에 직면할 것이다. 예를 들어, 미국의 경우 전력 공급 업체들에게 전력망 업그레이드에 대한 20년 투자 계획 수립을 요구하는 새로운 규제를 도입했다.

     
  3. 데이터 센터의 위치를 현명하게 선택하라.  
    대규모 데이터 센터를 어디에 건설할 것인지 결정하기 위한 실사 과정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질 것이다. 주거 지역 혹은 그 인접한 지역에 건설할 경우 여론이 악화된다. 또한 데이터 센터는 충분한 물 공급이 필수적이므로, 물 부족 지역은 피해야 한다. 그리고 하드웨어 배송의 용이성을 위해 큰 도로나 공항 인근에 위치해야 한다.

 


5. ‘슈퍼 개인(super-empowered individuals)’의 시대

 

전세계적인 명성으로 헤드라인을 장악하는, ‘슈퍼 개인’들이 권력이 커지고 있다. 토마스 프리드먼(Thomas Friedman)은 그의 저서 ‘세계적 시각과 태도(Longitudes and Attitudes)’에서 ‘슈퍼 개인’이라는 용어를 소개하며, 첨단 기술 시대에 그들의 영향력은 국가나 시장의 힘에 필적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과거 권력자들과 달리, 이들은 주로 부와 소셜 미디어를 통해 훨씬 더 큰 규모로 정치, 문화, 경제에 영향을 미치며 다양한 분야에서 변화를 이끈다.


일론 머스크부터 빌 게이츠까지, 슈퍼 개인들은 정치적 영향력, 전략적 지지, 그리고 지정학적 및 전략적인 산업에서 막대한 리더십을 행사한다. 활동주의를 재정의한 그레타 툰베리(Greta Thunberg)와 같은 인물들은 온라인 가시성을 활용해 기후 변화, 사회 정의, 첨단 기술 및 선거와 같은 글로벌 이슈에 영향을 미친다. 슈퍼 개인들은 새로운 방식으로 경제를 이끌고 있으며, 산업과 시장 표준을 뒤집고, 그들의 자원을 활용해 경제 환경을 바꾸며, 자선 기부의 방식을 바꾸고 있다. 

 

 

슈퍼 개인의 힘
 

슈퍼 개인의 영향력은 국경과 경제를 넘어 노동 시장을 형성하고, 공급망을 정의하며, 정치적 환경까지 변화시킨다. 그들이 어디에 투자하고, 자원을 어떻게 배분하는지에 따라 기술 혁신이 달라지며 이로 인해 세계 정치와 경제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억만장자의 경우, 정치적 지위를 얻어 개인적 영향력을 높이는 비율이 다른 집단에 비해 높다. 따라서 ‘억만장자 활동주의(billionaire activism)’의 부상은 정치 여론을 왜곡시킬 가능성이 있다. 2024년 미국 선거 주기에만, 재무장관이자 은행업 거물인 앤드류 멜론(Andrew Mellon)의 후손 티모시 멜론(Timothy Mellon)은 공화당 성향 캠페인과 기금에 1억 9천7백만 달러를 기부했다. 

 

조지 소로스(George Soros)와 관련된 비영리 단체인 Fund for Policy Reform은 좌파 성향 그룹에 6천만 달러의 기부금을 모았고, 빌 게이츠는 카멀라 해리스의 캠페인에 5천만 달러를 기부했다. 언론 거물 루퍼트 머독(Rupert Murdoch)는 우파 성향의 미디어 제국을 구축해, 호주, 영국, 미국의 정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유명인의 정치적 지지는 후보자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주요 인구 집단의 투표율을 증가시킬 수 있다. 인도의 스타 영화배우 샤룩 칸(Shah Rukh Khan), 디피카 파두콘(Deepika Padukone), 살만 칸(Salman Khan), 아누슈카 샤르마(Anushka Sharma)는 2019년에 투표 인증 사진을  총 5억 명의 SNS 팔로워에게 공유해 인도의 투표율을 높이고 언론의 관심을 끌었다. 팟캐스트 진행자 조 로건(Joe Rogan)의 트럼프 대통령과의 인터뷰는 3일 만에 거의 4천만 명의 시청자를 끌어 모았고, 2024년 선거 전 젊은 유권자들에게 다가가는 효과적인 수단이었다는 호평을 받았다.

 

산업계 슈퍼 리더들은 글로벌 경제의 주요 이슈 및 정치적으로 민감한 이슈에 대한 그들의 역할로 인해 지정학적으로 더 큰 영향을 미친다. 그들은 시장을 형성하고, 트렌드를 이끌며, 막대한 자본 흐름을 결정함으로써, 전세계 무역의 역학을 바꾸고, 국가 경제와 국제 관계에 영향을 준다. 예를 들어, 세계 최초의 조 단위 부자 일론 머스크는 스페이스X, 스타링크, 테슬라의 경영권을 쥐고 있다(그림9). 우크라이나는 드론 작전과 군사 디지털 통신을 위해 스타링크 위성 연결에 의존하고 있어, 사실상 머스크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중추적인 역할이나 다름없다. 또한 머스크는 스페이스X가 미국 군사 및 정보 작전을 지원하도록 하는 계약을 맺어, 국가 안보 이니셔티브에 자사를 긴밀하게 통합시켰다. 뉴스 보도를 통해 알 수 있듯이, 머스크의 정치적 영향력은 점점 강력해지고 있다. 특히 그는 차기 트럼프 행정부의 새로운 정부 효율성 위원회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하며 정부의 주요 결정에 대해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 그림9. 유명 억만장자들이 경제 시장과 정치에 영향을 미친다


 

슈퍼 개인들은 공급망에 지속적 영향을 미치고 혁신적으로 소비자를 사로잡음으로써 글로벌 경제 확장에 중추적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아마존의 창립자 제프 베이조스는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쇼핑으로의 전환을 이끌어 편의성과 선택 다양성에 대한 소비자 기대를 재정의함으로써 소매업을 혁신했다는 인정을 받고 있다. ‘아마존 효과’는 높아진 소비자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글로벌 공급망을 빠르고 유연하게 바꿔 놓았다. 마찬가지로, 알리바바의 마윈은 중국 디지털 경제 부상의 핵심 인물로, 그의 성공은 중국의 상업적 성공과 동의어다. 전직 교사였던 마윈이 건설한 5천 억 달러 규모의 기술 제국은 중국의 경제적 성장과 번영을 대표한다.

 

유명인들도 엄청난 소비자 영향력을 행사한다. 테일러 스위프트는 6번의 콘서트를 통해 싱가포르에 약 3억 7천만 달러의 경제적 효과를 가져왔으며, ‘스위프트노믹스(Swiftnomics)’ 라는 용어를 탄생시켰다. 이는 스위프트가 미국을 넘어 전세계 소비자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K-팝 행사의 경우, 블랙핑크, BTS와 같은 그룹을 보려는 팬들의 열정에 힘입어 2031년까지 200억 달러의 가치에 도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더 작은 규모의 유명인들도 상당한 경제적 영향력을 발휘한다. 중국에서는 리에르 바오베이(Lie’er Baobei)와 오스틴 리(Austin Li) 등 온라인 인플루언서들의 라이브 스트리밍 제품 리뷰가 150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창출했으며, 전자상거래 매출의 최대 20%를 차지하고 있다.

 

 

변화를 이끄는 힘


전세계적으로 알려진 슈퍼 개인들은 소셜 미디어 파급력을 활용하여 전세계 청중들과 소통하며, 중요한 이슈에 큰 목소리를 낸다. 글로벌 기후 활동가로 유명한 그레타 툰베리는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을 사용하여 자신의 메시지를 전파하고 전세계 젊은이들과 소통한다. 그녀의 노력은 '미래를 위한 금요일(Fridays for Future, FFF)’ 운동을 촉발시켰고, 수천 명의 학생들이 기후 변화에 항의하는 시위에 동참하게 만들었다.

 

슈퍼 개인들은 또한 막대한 재산과 영향력으로 기존의 기부 활동 구조를 바꾸고 있다. 부유한 개인 기부자들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자선 방식은 정부나 국제 기구보다 더 빠르고 낭비가 적다. 예를 들어, 2023년 빌 & 멀린다 게이츠 재단은 글로벌 개발, 글로벌 보건, 글로벌 성장 등의 분야에 77억 5천만 달러의 기부금을 제공했다. 2020년부터 매켄지 스콧(MacKenzie Scott)은 2,300개의 비영리 단체에 173억 달러 이상을 기부했다. 그러나 개인 기부에 대한 지나친 의존은 잠재적 리스크가 있다. 

 

최근 세계보건기구(WHO)와 같은 기관들이 민간 자선에 의존하면서, 개인이 국제 기구의 보건 및 개발 지침에 영향을 미칠 것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정책연구소 또한 개인 기부가 절세를 포함한 사익을 추구 목적으로 악용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산업계 슈퍼 개인 리더들은 산업 표준을 형성하고 시장의 규칙을 새롭게 정의한다. 마크 저커버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디지털 공간의 규칙을 만든 선구자가 되었지만, 그 과정은 스캔들로 가득했다. 페이스북이 허위 정보 및 가짜 계정을 모니터링하고 제거하지 못하면서 대규모 가짜 뉴스와 혐오 발언, 그리고 부정적인 콘텐츠가 확산되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샘 알트먼과 오픈AI는 AI 기술을 주도하며 글로벌 혁신과 번영의 미래를 그렸지만, 오픈AI의 급격한 부상은 규제를 앞서가면서 회사가 안전보다 이익을 우선시한다는 비판을 낳았다.

 

 

전망
 

첨단 기술과 도구 덕분에 슈퍼 개인들이 자신의 영향력을 강화하고, 국가나 기관의 지원 없이도 권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되었다. 실제로 X(구 트위터)의 핵심 인플루언서가 되면 수억 명의 사람들에게 도달할 수 있다(그림10). 향후 5년 간 슈퍼 개인들이 정치와 경제에서 미치는 영향력은 점점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되며, 국가 권력에 도전하거나 흔들게 될 가능성이 있다. 이들은 정치 경제에서 더 강력한 존재감을 발휘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은 리스크를 동반한다. 메릴랜드 대학교의 국제 국가 위험 가이드에 따르면, 정치 권력을 가진 억만장자들이 더 국가의 부를 많이 차지한 국가일수록 부정부패 수준이 더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앞으로 큰 반발이 없는 한, 슈퍼 개인들은 정치에 지속적으로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보이며 글로벌 무대에서 그들의 입지 또한 더욱 공고해질 것이다.

 

▶ 그림10. 소셜미디어는 슈퍼 개인들의 영향력을 강화한다


비즈니스 시사점
 

  1. 슈퍼 개인과의 관계를 전략적으로 관리하라.  
    정부와 기업은 슈퍼 개인들과의 관계를 신중하게 다루어야 한다. 이들이 국내외 정책, 기업 전략, 대중의 인식, 시장 역학에 깊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슈퍼 개인들은 엄청난 브랜드 영향력과 마케팅 파워를 발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마이클 조던이 나이키와 제휴함으로써 나이키의 농구화 시장 점유율이 18%에서 86%로 급증했고, 2024년 한 해에만 70억 달러의 수익을 나이키에 안겨주었다. 슈퍼 개인들의 이해관계와 영향력을 활용하면 새로운 파트너십, 투자, 시장 기회의 문을 열 수 있다. 그러나 슈퍼 개인들과의 제휴가 기업의 평판, 규제, 재정에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2. 슈퍼 개인이 특정 산업에 관여할 경우 벌어질 수 있는 시장 혼란에 대비하라.  
    슈퍼 개인들의 관심은 그들의 막대한 영향력, 네트워크, 자금력으로 인해 산업의 급격한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마윈은 알리바바의 전자상거래 웹사이트를 위해 알리페이 시스템을 개발해 금융 서비스 분야로 사업을 확장했다. 현재 분사한 앤트 파이낸셜(Ant Financial)은 1천 5백억 달러 규모 기업으로 성장해 종합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기업은 슈퍼 개인들의 새로운 시장 진출을 모니터링하고 경쟁 분석을 수행해, 그들이 만드는 산업 혁신이 자사 제품이나 서비스에 가져올 이익과 피해에 대해 전략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3. CSR/ESG 이슈에 대한 슈퍼 개인들의 영향력을 고려하라.  
    슈퍼 개인들이 자선 기부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그들이 어떤 주제에 관심을 갖는지에 따라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과 ESG 이니셔티브가 받는 관심과 자본금의 크기가 달라지기도 한다. 예를 들어, 멀린다 프렌치 게이츠는 향후 2년 간 여성 및 가족 문제, 출산과 관련된 이니셔티브에 초점을 맞춘 프로그램에 10억 달러를 지원할 것을 밝히며 관련 주제를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배우이자 영화 제작자인 안젤리나 졸리는 20년 이상 UN 난민기구를 대표하며 난민들이 직면한 어려움을 조명해왔다. 비영리 단체와 기업은 슈퍼 개인들의 영향력과 관심사를 전략적으로 활용해, 이들이 강조하는 CSR과 ESG 이슈에 맞춰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중요하다.

 

 

6. 작년 예측을 돌아보며: 글로벌 동향 2023-2028

 

Kearney의 표준에 따라, 이 보고서는 작년 출판물인 ‘Countering adversity with innovation’에서 언급했던 다섯 가지 트렌드에 대한 최신 분석을 제공하고자 한다. 각 트렌드에 대한 업데이트는 아래와 같다:

 

  1. 생물다양성 감소를 늦추기 위한 경쟁
    생물다양성 감소는 1년 전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심각하고 긴급한 문제다. 2024년 10월 말, 글로벌 리더들은 콜롬비아에서 열린 UN COP16 회의에서 2022년에 설정된 ‘30x30 목표(2030년까지 육지와 바다의 30%를 보호)’를 위한 진전 사항을 논의했다. 이 목표 달성은 여전히 진행 중이지만, 공공 및 민간 부문 모두 지난 1년 간 생물다양성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 작년 7월, 총 수익이 1.1조 달러를 넘는 132개 기업(유니레버, 록시땅, 이베르드롤라 등)이 각 정부에 UN의 30x30 목표를 달성하도록 촉구하는 공개 서한을 작성했다. 올 2월에는 186개 UN 회원국 정부 및 시민 단체, 원주민 그룹, 여성, 청년을 포함하는 글로벌 환경 기금이 생물다양성을 포함한 기후 변화 관련 문제에 대한 국제적 행동에 11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2. 새로운 정점에 도달한 산업 정책  
    자급자족을 구축하거나, 보호주의를 추구하는 트렌드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최근 IMF 연구에 따르면, 2023년 전세계 2천5백 개 이상의 새로운 산업 정책이 기록되었으며, 이 중 71%가 무역 정책 기조를 바꾸는 내용이었다. 특히 새롭게 바뀐 정책 중 중국, EU, 미국의 정책이 거의 절반을 차지했다. 이러한 유형의 정책의 사례로 중국, EU, 미국이 서로에게 부과한 전기차 관세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분쟁 속에서  군사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EU의 유럽 방위 산업 전략(EDIS) 이니셔티브 등이 있다.

     
  3. 가속 페달을 밟은 고속 교통의 발전  
    지난 1년 간 고속 교통 부문은 빠르게 발전했다. 2024년 10월,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80년 만에 처음으로 새로운 항공기 유형인 ‘동력 리프트(powered lift)‘ 규정을 발표했는데, 이는 에어 택시 및 기타 전기 동력 항공기 조종에 대한 지침이다. 지난 9월에는 네덜란드 기업 하트(Hardt)가 하이퍼루프 프로토타입의 첫번째 시험 운행이 성공했음을 발표했다. 향후 몇 년 안에 새로운 규제나 민간 부문 투자가 원활하게 이루어진다면, 예상보다 빨리 비행 택시를 타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4. 높아진 전자 폐기물의 가치  
    UN의 2024 글로벌 전자 폐기물 모니터에 따르면, 전자 폐기물은 2030년 8천 2백만 톤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2022년에 생산된 6천 2백만 톤에서 30%나 증가한 수치다. 그러나 지난 1년 간 아무 진전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22년 영국 케임브리지 시에서는 시 전역에 설치된 분홍색 쓰레기통 덕분에 재활용되는 전자 폐기물 양이 9배 증가했다. 2024년 5월, EU는 세탁기 및 스마트폰 등 가정용 전자 제품의 수리를 장려해 전자 폐기물 감소를 목표로 하는 수리권 지침(R2RD)을 채택했다. 또한 아마존이 후원하는 혁신 스타트업 몰그(Molg)은 로봇 마이크로 공장에서 복잡한 전자 제품을 분해하고, 원 제조업체와 협력해 재사용이 가능한 전자 제품을 설계한다. 

     
  5. 디지털 트윈의 부상  
    디지털 트윈 기술이 보편화되고 있다. 2024년 5월, 미국 정부는 반도체 산업을 위한 디지털 트윈 개발에 초점을 맞춘 연구소에 2억 8천5백만 달러의 자금을 지원할 계획을 발표했다. 2025년 2월, 서울시는 디지털 트윈 개발 기업 테크트리 이노베이션(Techtree Innovation)과 도시의 3D 지도를 구축하기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그리고 IDC는 2027년까지 포브스 글로벌 2000대 기업의 35%가 공급망 관리에 디지털 트윈 기능을 사용할 것으로 예측했다. 생명을 구하는 것에서 제조 공정의 효율성 제고까지, 디지털 트윈의 역할은 앞으로도 더욱 강력해질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와일드카드 보고서는…

 

Kearney의 글로벌 와일드카드 보고서는 전세계 기업, 정부, 시민의 현재와 미래 비즈니스 환경에서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이는 다섯 가지 요인을 선정하여 분석한다.


이전까지 ‘글로벌 트렌드’라고 불렸던 이 보고서는 리더들이 미래를 예측하고 계획하는 데 도움을 주는 Kearney의 글로벌 비즈니스 정책 위원회의 핵심 임무의 결과물이다. Kearney 글로벌 비즈니스 정책 위원회는 인구통계, 경제, 환경, 지정학, 거버넌스, 자원, 기술의 차원에서 글로벌 외부 전략 운영 환경 전반을 지속적으로 탐색하고 있다. 이러한 차원에서, 위원회는 올해 레이더에서 약간 벗어나 있지만 향후 5년 간 기업과 정부에게 중요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새로운 트렌드와 변화 요인을 선정한다. 글로벌 와일드카드 2025-2030 보고서는 오늘날 각 변수의 발현을 탐구하고, 중기 전망을 분석하며, 기업과 정부에 대해 높은 수준의 시사점을 제시한다. 또한 이 출판물은 위원회가 작년 보고서에서 선정했던 주제를 재검토하여 지난 1년 동안의 궤적을 평가하고 현재 전망을 업데이트한다.


Kearney 글로벌 비즈니스 정책 위원회의 연간 글로벌 와일드카드 보고서는 기업과 정부 리더, 그리고 전략 기획자가 각자의 예측에 의문을 제기하고 미래에 적응할 역량을 구축하는 데 도움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따라서, 리더들은 이 보고서를 통해 조직의 각 부문 및 산업의 발전 방향과 이로 인한 전략적 영향력의 진화를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을 개발하여 리스크를 완화하고, 기회를 포착하며, 장기 전략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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